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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오신날

등록일 2026-05-21 17:53 게재일 2026-05-2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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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철 수필가

대한불교조계종은 2026년 부처님오신날 봉축표어를 ‘마음은 평안으로, 세상은 화합으로’로 정했다고 발표했다. 중생구제를 위해 이 땅에 오신 부처님을 찬탄하며 상생과 화합의 기운이 넘치는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해 마음의 평안과 세상의 평화와 화합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한다고 전한다. 

이날을 ‘석가탄신일(釋迦誕辰日)’, ‘초파일(初八日)’이라고 아직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다. 정식 명칭은 ’부처님오신날‘이고 대한민국의 법정 기념일이자 법정 공휴일이다. 명칭은 달라져도 이날의 의미는 하나다. 인류에게 깨달음의 길을 보여준 부처님의 탄생을 기념하는 날이다. 사찰에서는 탄생하신 부처님을 물로 씻기는 욕불(浴佛), 혹은 관불(灌佛)이라는 의례를 행한다. 이날은 부처님의 탄생을 기념하고 자비와 지혜를 되새기며 자신을 돌아보는 날이다. 불교는 구원의 종교가 아니라 깨달음의 종교이고 일체중생 실유불성(一切衆生 悉有佛性)이라고 누구나 수행을 통해 깨달음을 얻으면 부처가 될 수 있다고 가르친다. 하지만 큰 가르침에 작은 용어가 사람들을 헷갈리게 만들고 있다. 

누군가 묻는다.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 이후에 나오는 말이 ‘일체개고 아당안지(一切皆苦 我當安之)’ 인지 ‘삼계개고 아당안지(三界皆苦 我當安之) 인지 헷갈린단다. 여기저기 찾아보다가 ’AI‘에게 물어보았더니 삼계개고 아당안지(三界皆苦 我當安之·삼계가 모두 고통이니, 내가 마땅히 이를 편안하게 하리라)가 모든 의식문에서 발견되고 있어 정론으로 보이고 후대에 ‘일체개고 아당안지(一切皆苦 我當安之· 온 세상의 모든 고통을 내가 마땅히 평안케 하리라)’가 나왔다고 한다. 요즘은 ’AI‘에게 묻는 것이 대세라 ’AI‘가 그렇다면 그런 것으로 믿어야 한다. 이 또한 불자가 아닌 사람에게는 말조차 생소할 뿐 관심이 없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명확하게 종단에서 정해주면 어떨까? 부처님오신날에는 등을 단다. 이것을 연등(燃燈)이라고 한다. 등(燈)을 밝힌다(燃)는 뜻이다. 그런데 어느 곳에선 연등을 49재나 천도재에서 사용되는 영가등(靈駕燈)이라고 부르고 있고 심지어 연꽃에 불을 켜서 세상을 밝힌다면서 蓮燈(연등)이라고도 부르고 있다. 이 또한 종단에서 명확한 용어를 지정해 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 신자가 줄어든다고 한탄만 할 일이 아니다. 절 세 곳을 돌면 소원이 이루어진다. 이날 108배를 하면 업장이 소멸한다. 

좋은 날 탑을 특정 횟수 돌면 복을 받는다. 삼재풀이를 해야 집안에 우환이 없다. 이런 말들이 신앙의 동기를 제공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것이 불교의 핵심은 아니다. 부처님은 복을 거래하라고 가르치지 않았다. 고통의 원인을 스스로 보고, 탐진치를 줄이며, 자비와 지혜를 실천하라고 가르쳤다. 오늘날 젊은 세대가 종교를 떠나는 이유는 믿음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불필요하게 복잡하고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관행에서 설득력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불교가 다시 사람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어려운 말을 늘어놓기보다, 삶 속에서 바로 실천할 수 있는 가르침을 분명하게 전해야 한다고 본다. 젊은이들이 부처님 손바닥을 벗어나려는 이유를 알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노병철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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