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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의 디지털과 녹색 혁신 ‘국가적 어젠다’로 추진해야”

등록일 2025-08-19 18:15 게재일 2025-08-20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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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록 철강산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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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록 스틸앤스틸 철강산업연구소장

포항은 한국 철강산업의 1번지이자 한국 산업화의 상징이다. 한국 경제는 포항에서부터 발전의 토대를 마련했으며, 포항을 빼 놓고 결코 한국 경제발전사를 논할 수 없다. 포항에서 생산된 철강이 없었다면 어떻게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 조선, 가전 산업이 존재할 수 있었으며, 그 많은 공장과 아파트, 고속도로 어떻게 건설할 수 있었겠는가? 지난 50년간 포항은 소리 없이 묵묵히 한국 경제를 바꾸어 왔던 것이다. 
이랬던 포항에서 고통의 신음 소리가 들리고 있다. 가동 중단, 설비 폐쇄와 같은 이전에는 결코 들어볼 수 없었던,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일들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 이를 두고 포항이 미국의 러스트 벨트처럼 되는 것 아닌가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현실이 되어서는 결코 안된다.
한국도 이제 포항과 같이 70~80년대 한강의 기적을 가능하게 했던 1기 산업도시들이 경제구조 고도화와 중국 등 경쟁국의 부상으로 성장 한계에 직면해 있다. 오래지 않아 많은 1기 산업도시들이 포항과 같은 처지에 놓일 수도 있다. 새로운 혁신이 절실한 시점이다. 포항이 혁신의 선봉에 서서 새로운 성공 스토리를 써야 한다. 그것이 미래 50년 한국 경제의 재도약을 뒷받침하는 포항의 새로운 역할이 될 것이다. 
다행히 포항은 혁신에 필요한 R&D 기반을 풍부하게 가지고 있고, 지역 R&D 허브로서 역할을 이미 하고 있다. 세계 최대 최고의 철강 및 소재 R&D 기관, 포항공대라고 국내 최고 수준의 이공계 연구중심 대학, 국내 최초의 방사광가속기 연구소, 나노융합기술원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고급 인프라 위에 올바른 방향 설정, 지역민과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혁신 그리고 정부의 행정적 재정적 지원이 더해진다면 포항은 빠른 시간 내에 새로운 역사를 다시 쓸 수 있을 것이다.  
미래 포항은 디지털 혁신(DX)과 녹색 혁신(GX)의 선봉에 서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포항을 세계 혁신 철강기술의 메카, 세계 모든 철강사들이 보고 배우러 오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디지털 혁신과 녹색혁신은 이미 포항에서 그 닻을 올렸다. ‘등대공장’으로 지정된 포항제철소의 인텔리전트 팩토리, 하이렉스라고 하는 혁신적인 수소환원제철공법은 충분히 그 역할을 할 것이다. 
철강을 넘어 미래 소재분야로 산업을 다변화해 나가야 한다. 철강의 양적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할 때, 지역의 R&D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2차 전지와 바이오 같은 추가적인 미래 먹거리도 확보해야 한다.
포항이 가지고 있는 해양 환경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앞으로 펼쳐질 북극 항로 개척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포항은 이미 혁신의 길로 들어섰다. 포항과 같은 1기 산업도시가 혁신하고 부활해야 국가 차원의 균형발전, 산업구조 고도화∙다변화를 이룰 수 있다. 그래야만 한국경제도 새로운 무기를 장착하고 미래 재도약의 모멘텀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포항이 1기 산업도시 혁신의 선봉장이 될 수 있도록 포항시의 혁신을 국가적 어젠다로 설정하고 중앙정부 차원에서의 적극적인 재정적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유승록 스틸앤스틸 철강산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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