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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이정구 교수팀, 보리 같은 풀 갈아엎는 '녹비' 효과 입증

김락현 기자
등록일 2025-08-14 10:17 게재일 2025-08-1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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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응용생명과학부 이정구 교수.

경북대 응용생명과학부 이정구 교수팀이 ‘녹비(Green Manure)’ 농법이 벼 재배지 토양의 구조 개선과 유기탄소 저장 측면에서 월등한 효과를 보인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녹비란 겨울철 휴경기에 보리와 헤어리베치 같은 작물을 재배한 뒤, 이를 수확하지 않고 그대로 갈아엎어 토양에 되돌려주는 친환경 농법이다. 

기존 연구는 주로 밭이나 건조한 토양 환경에서 녹비의 효과를 다뤘고, 벼 논처럼 물에 잠긴 환경에서는 토양 구조 변화와 탄소의 안정적 저장 효과를 정량적으로 검증한 사례는 드물었다.

이정구 교수팀은 2년간 벼 재배 논토양에서 녹비 작물을 재배·환원하고, 토양의 물리·화학적 변화를 분석한 결과, 토양 입자가 뭉쳐 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입단 안정성’이 기존 화학비료(NPK) 중심 농법 대비 약 22% 높은 것을 확인했다. 

이 수치는 토양 구조가 더 단단하게 뭉치고 안정되었음을 의미한다. 또 땅속 유기탄소 중에서도 분해되기 어려운 ‘난분해성 탄소’와 토양 건강 지표로 불리는 ‘휴믹산’의 함량도 뚜렷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토양이 건강해지는 것을 넘어,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CO2)를 토양에 보다 안정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벼농사처럼 물이 많은 논에서도 탄소중립 농법이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논의 특성상 유기물 분해가 느리지만, 녹비를 활용하면 탄소를 더 안정된 형태로 저장할 수 있다. 

토양 분석 결과, 녹비가 미세 입자 구조와 무기물 결합을 촉진해 탄소의 장기 저장을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정구 교수는 “녹비는 단순한 유기비료 그 이상으로, 지속가능한 농업 실현과 동시에 탄소중립 시대를 이끌 핵심 기술이 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한국형 탄소중립 농업 모델 정립에도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환경·농업 분야 국제학술지 ‘토양 생물학 및 생화학 (Soil Biology and Biochemistry, IF 10.3, JCR 상위 3.1%)’ 7월 호에 게재됐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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