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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회복 소비쿠폰 3주차···업종 따라 ‘희비’ 엇갈려

정혜진 기자
등록일 2025-08-05 15:26 게재일 2025-08-0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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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점·정육점 등 생활 밀접 업종 활기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 환급’ 겹쳐 시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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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포항 중앙상가에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을 권장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정혜진기자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이 3주 차에 접어들면서 지역 상권에서는 업종별로 엇갈린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업종은 소비쿠폰 효과로 매출이 늘어났지만, 체감 효과가 크지 않은 업종도 있었다.

5일 엠브레인 딥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지난 7월 22일부터 28일까지 일주일간 소비쿠폰 결제 데이터에서 사용 비중이 가장 높았던 업종은 편의점(11.3%)이었다.

포항시 남구 소재 편의점 직원 김모씨(29)는 “손님들이 처음엔 소비쿠폰이 적용되는지 모르고 결제했다가 금액이 차감되면 반가워하며 다시 찾아오는 경우가 많았다”며 “물건을 사더라도 평소와 다르게 가격이 비싼 것을 고르고, 방문 빈도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생활용품 매장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북구의 한 다이소 매장에서는 평소 셀프 계산대를 이용하던 손님들이 소비쿠폰 사용을 위해 직원 계산대로 몰리며 줄이 길게 늘어서기도 했다.

이웃 지역에서 왔다는 김모씨(34)는 “내가 사는 곳과 가까운데도 매장이 있지만, 일부러 소비쿠폰 사용이 가능한 곳을 찾아 원정 쇼핑을 왔다”며 “이왕이면 다양한 물건을 한 번에 살 수 있는데서 쓰는 게 낫다”고 말했다.

데이터상 매출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업종은 안경점(56.8%)이었다. 

한국신용데이터(KCD)에 따르면 쿠폰 사용이 시작된 첫 주 동안 안경 업종 매출이 전주 대비 56.8% 급증했다. 이는 2020년 5월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당시와 유사한 흐름이다. 당시에도 안경점 매출은 직전 대비 66.2% 오르며 대표적인 수혜 업종으로 떠오른 바 있다.

북구 소재 한 안경점 직원 이모씨(28)는 “아무래도 안경이 고가의 필수품이다 보니 이럴 때 타이밍 맞춰 교체하려고 오시는 손님이 많다”고 설명했다.

전통시장 내에서도 정육점·건어물점 등 일부 업종이 매출 증가 효과를 체감했다.

포항 죽도시장에서 20년째 정육점을 운영 중인 이상재씨(70)는 “오랫동안 장사를 해 오면서 이런 지원금이 나와도 큰 영향이 있는지 느끼기 어려웠는데, 이번에는 확실히 효과가 있는 것 같다”며 “지원금으로 고기를 사는 손님이 꽤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쿠폰에 온누리상품권 환급까지 더해지면서 이번에는 손님들이 지갑을 자주 여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통시장에서는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가 진행 중이다. 오는 9일까지 국산 농축산물 구매 금액이 3만4000원 이상일 경우 1만원, 6만7000원 이상일때는 2만원 상당의 온누리상품권이 환급된다.

이처럼 소비쿠폰과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 시기가 겹치면서 일부 업종에선 ‘시너지 효과’를 봤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정육점 손님은 “오늘 지원금으로 고기도 샀고, 남은 걸로는 건어물도 사고 청과도 갈 예정”이라며 “영수증도 챙겨서 온누리상품권 환급도 받을 수 있어서 일석이조다”고 말했다.

시장내 건어물 상인 이모씨(59)도 “고가의 건어물은 평소에는 많이 안 나가는데 그래도 요즘은 꽤 나간다”며 “평소보다 손님들의 구매가 활발하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 소비쿠폰이 지류 상품권 없이 카드 형태로만 지급되면서 일부 노점상이나 채소가게 등에서는 소비쿠폰 특수를 체감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통시장 내부에서도 업종과 결제 방식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정혜진기자 jhj1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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