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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사 학자 7명이 선별한 ‘중국사를 꿰뚫는 질문 25’

윤희정 기자
등록일 2025-08-07 19:33 게재일 2025-08-0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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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 펴냄, 조영헌·윤형진·송진·손성욱·류준형·김한신·고명수 지음, 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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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 출판사의 ‘꿰뚫는 질문’ 시리즈 첫 권인  ‘중국사를 꿰뚫는 질문 25’ 가 나왔다. 

 

인공지능(AI) 시대에 ‘질문의 힘’을 복원하려는 기획으로, 조영헌·윤형진·송진·손성욱·류준형·김한신·고명수 등 중국사 일곱명의 학자가 2년간 머리를 맞대고 선별한 25개의 핵심 질문이 중국사의 맥을 관통한다.

단순한 사실 나열을 넘어, “통일된 중국은 왜 폐쇄적이 되고 분열된 중국은 왜 개방적이 되는가?” 같은 역설적 질문을 통해 중국을 동적인 제국으로 재해석한다.

저자들은 중국사에서 ‘열림’과 ‘닫힘’이라는 상호 모순적 패턴을 발견했다. 실크로드로 서역과 교류하던 당나라가 안사의 난 이후 이민족 배척으로 돌아서고, 해양 무역으로 번성한 송·원이 몽골 침략으로 해금 정책을 강화한 사례 등이 그렇다. 진시황의 만리장성, 명대의 재건, 청 건륭제의 위계적 대외정책은 ‘닫힘’의 극단이라면, 당대 여성 정치 참여 확대나 원대의 종교적 포용은 ‘열림’의 전형이다. 이 모순적 역사는 “중국이 주변과 끊임없이 충돌·교류하며 유동적으로 형성된 제국”이라는 독창적 시각을 제공한다.

책은 논쟁적 질문으로 독자를 사로잡는다. 예컨대 “시황제는 책을 불태운 폭군인가, 천하 통일의 영웅인가?” “정화의 원정 기록을 명나라가 파기한 이유는?” 같은 질문들은 단순한 흑백논리를 거부한다. 측천무후의 여황제 통치나 당나라 환관의 권력 남용 같은 사례는 역사적 인물의 다면적 성격을 탐구하도록 유도한다.

책의 백미는 현대 중국 분석이다. 시진핑 체제의 중앙집권화와 민족주의 강화가 한편으로는 ‘닫힘’이라면, 일대일로(一帶一路)를 통한 글로벌 영향력 확대는 ‘열림’의 계승이라는 해석은 신선하다. 이는 과거 분열된 시기에 개방성이 강해진다는 패턴의 현대적 재현으로, 미중 패권 경쟁을 역사적 맥락에서 조망할 통찰을 준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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