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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동물과 남겨진 추억, 달성공원

등록일 2025-07-24 18:56 게재일 2025-07-25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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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공원의 추억 속 ‘키다리 아저씨’의 모습. 

“코끼리 아저씨는 코가 손이래~ 과자를 주면은 코로 먹지요~”
아빠와 함께 노래를 부르며, 한 손엔 아빠 손을 잡고 다른 손엔 풍선을 들고 코끼리 아저씨 보러 갔던 달성공원은 시민기자에게 웃음을 주는 추억의 공간이다. 2025년의 달성공원도 90년대 초 어린 시절 기억의 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입장료가 없어지고, 토끼와 앵무새가 새로 들어오고 몇몇 동물들이 무지개다리를 건넌 것 외에는 변함없는 모습이기에 추억을 회상하기 좋은 장소다.

가끔 펼쳐보는 사진 앨범에는 코끼리 앞에서 ‘김치’하고 찍은 사진, 솜사탕 먹으며 웃는 사진, 나비밀대 장난감 밀며 뛰어가는 사진 등 추억이 담겨있다. 달성공원에 갈 때마다 나비밀대 장난감을 사달라는 시민기자 덕분에 우리집에는 여러 마리 나비가 날아다녔다고 한다.

90년대 달성공원에서 ‘키다리 아저씨’는 빼놓을 수 없는 마스코트이다. 키다리 아저씨 ‘류기성’씨는 225cm의 큰 키로 당시 우리나라에서 최고 신장자였던 그는 방송에도 출연하여 이름을 알렸다. 1971년부터 1998년까지 27년이란 긴 시간 동안 달성공원에서 근무하였다. 사람들이 그를 보러 달성공원에 방문하고 함께 사진을 찍을 정도로 인기가 있어, 대구에 산다면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시민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그의 이야기는 달성공원 뒷길에 벽화와 향토역사관에 사진으로 추억이 기록되어 있다.

지금도 달성공원은 어린 꿈나무들의 추억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역할을 한다. 체험학습을 오는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 손잡고 나들이 오는 아이들의 모습에서도 어린 시절 나의 모습을 회상하게 된다. 웃음 소리가 가득한 아이들 틈에는 데이트 중인 연인과 운동하러 온 시민들의 모습도 어우러진다. 시민기자도 어린 시절 아빠 손잡고 동물을 보던 꼬마의 모습에서 아빠랑 같이 운동하는 키 큰 어른이 되었지만, 달성공원과 아빠 앞에서는 아직까지 시민기자는 아직 꼬마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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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공원 귀여운 토끼 점심시간.

달성공원은 코끼리, 사자, 호랑이, 원숭이와 같은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동물 외에도 꽃말, 타조, 공작새, 독수리, 물개와 같이 흥미로운 동물들을 관람할 수 있다. 넓게 펼쳐진 푸른 잔디밭과 나무 그늘 아래 돗자리를 깔고 앉아 도시락을 먹으며 여유를 즐기는 시민들의 모습도 보인다. 공원 입구부터 펼쳐진 꽃밭에는 계절별로 형형색색 아름답게 꽃을 심어두어 그 풍경이 장관을 이룬다. 때문에 달성공원 어디서 찍어도 프로필 사진을 바꿀만한 인생 사진 한 컷은 쉽게 건질 수 있다. 특히 봄에는 흐드러진 벚꽃 덕분에 더욱 아름다운 추억을 남길 수 있다.

입구를 들어섰을 때 좌측에 위치한 향토역사관은 대구의 역사를 한 눈에 담아내고 있다. 1층에 위치한 제1전시실에는 선사시대부터 1960년대에 이르는 대구의 역사적 사건과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영상 자료도 함께 상영하여 방문객들에게 자료 이해를 돕는 역할을 한다. 2층의 제2전시실에는 대구 시민들의 일상 문화에 대해 전시하고 있다. 농업, 상업, 교육, 약령시장, 민속예술, 전통가옥 등에 대한 정보가 전시되어 있어, 오늘날 대구의 모습과 비교하는 보는 재미가 더해진다.

최근 안타까운 소식도 전해진다. 달성공원의 동물들이 2027년 완공 예정인 ‘대구대공원’으로 이전될 예정이다. 시설 노후화와 동물 복지 문제가 그 이유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동물들을 위해 이제는 달성공원에 동물을 보러 가는 모습은 추억으로 남겨둬야겠다.

/김소라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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