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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편싸움’…이럴 거면 청문회 왜 하나

심충택 기자
등록일 2025-07-15 18:21 게재일 2025-07-1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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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후보자 등 5명이 검증대에 오른 국회 인사청문회 둘째 날(15일)도 예상대로 막말과 고성이 오간 파행의 연속이었다. 이날은 안규백 국방부장관·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김성환 환경부 장관·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임광현 국세청장 후보자가 대상이었다. 임광현·안규백·김성환 후보자는 민주당 현역 국회의원이고, 권오을 후보자는 3선 국회의원 출신이다. 한성숙 후보자는 네이버 대표이사 사장 등을 역임한 기업인 출신이다.

청문회 첫날과 마찬가지로 민주당은 시종일관 후보자 엄호에 집중했다. 증인채택도 막아주고 자료 제출을 부실하게 해도 문제 삼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낙마에 총력을 기울였다. 국민의힘은 강선우(여성가족부)·이진숙(교육부)·권오을(국가보훈부)·조현(외교부)·정동영(통일) 장관 후보자를 ‘무자격 오적’으로 규정하고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둘째날 청문회에서도 지난 14일과 마찬가지로 소관 상임위원회 곳곳에서는 고성과 충돌, 파행이 벌어졌다. 이날은 권오을 후보자의 ‘겹치기 근무’, 한성숙 후보자의 농지법 위반과 가족 상대 아파트 편법 증여 의혹 등이 쟁점이 됐다. 첫날에는 ‘1순위 낙마’ 타깃으로 지목된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대상으로 한 여성가족위원회 청문회가 파행으로 얼룩졌다.

인사청문회는 과거 김대중 정부에서 행정부 고위공직자의 자질과 능력, 도덕성을 검증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당시에도 야당의 집요한 공격이 예상됐지만, 성역 없는 검증을 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시행한 것이다. 그러나 정부와 여야가 수 차례 바뀌면서 청문회는 이제 하나마나한 제도로 변질되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청문회가 시작되기도 전에 “단 한 명의 낙마도 없다”고 했다. 여당이 압도적인 국회의석을 무기로 장관자리를 ‘묻지 마 임명’식으로 채운다면, 결국은 정권의 무거운 짐이 될 수밖에 없다. 인사청문회는 이재명 정부의 인사와 국정 철학·정책이 종합평가를 받는 자리인 만큼, 민심에 어긋나는 후보자들은 과감하게 지명을 철회하는 게 맞다. 이게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철학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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