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적용 최저임금 관련 중소기업계 기자회견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생존을 위한 최저임금 동결을 정부에 호소했다.
23일 중소기업중앙회는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중소기업·소상공인 생존을 위한 최저임금 결정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재광 중소기업중앙회 노동인력위원회 위원장과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위원인 이오선 부산청정표면처리사업협동조합 이사장, 송유경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을 비롯해 중소기업·소상공인 업종별 대표들이 참석했다.
중소기업계에서는 최악의 경영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의 상황을 고려해 내년도 최저임금 동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소기업계는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의 취약한 지불능력은 고려되지 않고 꾸준히 올라왔고, 이미 경쟁국들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라며 “무엇보다 내수 부진과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대출연체율, 폐업자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많은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이 버틸 수 없는 상황에 이른 만큼 내년도 최저임금은 현재 수준으로 유지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지난 19일 최저임금위원회 제6차 전원회의에서 부결된 사업종류별 구분 적용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중소기업계는 “업종별로 다른 사업주의 지불능력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결국은 최저임금제도의 지속가능성이 위협받을 수 밖에 없다”며 “내년에는 좀 더 충실한 자료를 기반으로 논의돼 지불능력이 아주 취약한 일부 업종만이라도 구분적용이 시행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에서는 식당, 편의점, 도소매업 등 생활 밀접 업종의 소상공인들도 참여해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학순 신동묘삼계탕 대표는 “사업 규모가 크면 비용을 줄일 여지가 있겠지만 우리처럼 작은 식당에서는 인건비가 오르면 더 이상은 못 버틴다”라며 “주변에 빚과 폐업에 들어가는 돈이 부담돼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가 신용 불량자 되는 사람이 많은데, 최저임금 올리는 게 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인지 다시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박태준 세븐일레븐 라마다신설동점 대표는 “최저임금이 낮을 때는 최저임금 인상에 적극 공감했지만, 지금은 최저임금이 높아질 대로 높아진 상황”이라며 “누군가는 최저임금도 못 줄 거면 사업을 접으라고 하는데, 그 말에 너무 충격을 받았고 최저임금 때문에 사업을 접는 건 너무 억울하다”라고 호소했다.
제조 중소기업들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애로를 들려주었다.
곽인학 한국금속패널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그게 기준이 돼 영세 사업주뿐만 아니라 모든 중소기업에 인건비 압박으로 작용한다”라며 “경영여건과 노동생산성 개선 없이 인건비만 계속해서 오르면 R&D와 같이 기업의 성장동력 확보와 미래를 위한 투자는 물 건너간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광 위원장은 “중소기업이 체감하는 경기는 너무 안 좋은 상황이고,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며 빚을 내 사업을 유지하던 많은 소상공인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쓰러지고 있다”라며 “우리 경제와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이 처한 상황, 고용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동결 수준의 합리적인 최저임금 결정이 필요하다”라고 당부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