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경제효과 천억…축소 우려 관련 상인들 “남은 식재료 낭패” ‘국제’ 축제의 품격 지켜야 할 것
지난 21일 개최될 예정이던 포항국제불빛축제가 당일 오후 5시경 호우주의보 발령으로 전면 취소됐다.
부스를 준비한 상인들과 숙소까지 예약했던 관광객들이 매우 실망했고, 지역 경제에도 적지 않은 피해가 있었다. 갑작스러운 행사 취소로 형산강 행사장 일원에 마련됐던 각종 체험존과 먹거리 부스들도 운영이 전면 중단됐다.
불맛 미식로드, 맛&락 퐝다이닝 등 지역 먹거리를 판매하려던 부스 상인들은 남은 식재료가 고스란히 손해로 돌아오는 상황이 벌어졌다.
한 부스 상인은 “오늘 재료를 많이 준비했는데 이렇게 갑자기 취소되니 큰일이다”며 “남은 재료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실제 당근마켓 등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먹거리 부스에서 팔지 못한 재료들을 마진 없이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글들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번 축제를 위해 타지에서 숙소를 예약하고 온 관광객들 역시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불빛 축제를 보기 위해 미리 숙소를 잡고 포항을 찾았다는 김 모 씨는 “오랜만에 관광 겸 숙소까지 예약하고 왔는데, 비 때문에 행사가 취소돼서 아쉽다”고 말했다.
행사장 주변 상권에서는 관광객 이탈에 따른 기대 소비 감소로 직·간접적인 매출 감소를 피할 수 없게 되는 등 축제 취소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도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포항시 남구 해도동에서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는 최 모 씨(45)는 “평소보다 올해는 2-3배 물량을 더 받아두고 대목을 기대했었는데 완전 망했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열린 ‘2024 포항국제불빛축제’ 평가보고회에 따르면 당시 축제 기간 방문객은 33만여 명에 달했고, 이 중 절반가량은 외지인으로 파악됐다.
포항시는 이를 통해 직접 경제효과 180억 원, 간접 경제효과 885억 원 등 총 1065억 원 규모의 경제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전년대비 23% 증가한 수치다.
포항시는 오는 10월 경주에서 개최되는 APEC 정상회의를 기념해 불빛축제를 한차례 더 개최할 예정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불빛축제를 통해 국내외 손님들에게 포항의 이미지를 각인시키고자 한다”며 “현재 6억 원의 예산을 확보한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지역의 한 경제전문가는 “이번 호우로 인한 갑작스러운 행사 취소는 지역 상인은 물론 관광객의 직접 피해만이 아닌 지역 브랜드 가치에도 피해를 주었을 것”이라며 “다음 축제에는 기상 악화 등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상황에 대비한 사전 안내 및 대안을 마련하는 등 ‘국제’라는 말이 붙은 축제의 품격을 지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혜진기자 jhj12@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