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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소상공인, 최저임금 ‘동결’ 호소

김재욱 기자
등록일 2025-06-23 17:30 게재일 2025-06-2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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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한 지불능력 고려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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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소상공인 생존을 위한 최저임금 결정 촉구 기자회견’ 모습. /중소기업중앙회 제공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업계가 최악의 경영난을 호소하며 내년도 최저임금 동결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중소기업중앙회는 23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중소기업·소상공인 생존을 위한 최저임금 결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은 생존이 걸린 절박한 상황”이라며 최저임금 동결을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재광 중소기업중앙회 노동인력위원장을 비롯해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위원인 이오선 부산청정표면처리사업협동조합 이사장, 송유경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회장 등 업종별 대표자들이 참석해 업계의 절박한 현실을 전했다.

중기중앙회는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중소기업의 지불능력과 무관하게 꾸준히 상승해왔으며, 이미 주요 경쟁국 대비 높은 수준”이라며 “내수 부진과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출 연체율과 폐업자 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어 최저임금 인상은 더 이상 감내하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업계는 최저임금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사업종류별 구분 적용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19일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부결된 업종별 차등 적용과 관련해, 이들은 “지불능력이 취약한 일부 업종이라도 차등 적용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현장에서도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부담은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서울 종로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학순 씨는 “작은 식당에서는 인건비 상승이 곧 폐업으로 이어진다”라며 “신용불량자가 될 정도로 빚더미에 놓인 자영업자가 많은데, 과연 최저임금 인상이 서민에게 도움이 되는지 고민해 달라”고 호소했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박태준 씨는 “과거에는 최저임금 인상에 공감했지만, 지금은 이미 임금 수준이 충분히 올랐고 현실을 반영해야 할 때”라며 “최저임금 때문에 사업을 접어야 한다는 건 억울하다”라고 말했다.

제조업계도 우려의 목소리를 더했다. 곽인학 한국금속패널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최저임금이 오르면 전 업종의 인건비 기준선이 높아져 영세기업뿐 아니라 모든 중소기업의 경영을 압박한다”라며 “생산성 향상이나 경영환경 개선 없이 인건비만 오르면 미래를 위한 R&D 투자는 포기할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재광 위원장은 “중소기업의 체감 경기는 최악에 가깝고, 빚을 내 사업을 이어가던 소상공인들조차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있다”라며 “우리 경제와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동결 수준의 합리적 결정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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