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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산불 세계적 식물보고(寶庫)손실…세계적 희귀종 사라진 수도 철저한 지도필요

김두한 기자
등록일 2025-06-23 09:55 게재일 2025-06-2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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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부 김두한 기자

울릉도는 세계적 식물 보고(寶庫)다. 전 세계에서 울릉도에서만 자라는 ‘울릉도 특산 식물’은 28종이지만, 대부분이 개체 수 100개 미만의 멸종위기여서 보존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산림청 국립수목원 조사에 따르면 선모시대, 섬꼬리풀, 섬광대수엽, 섬국수나무, 섬양지꽃 등 울릉도 특산 식물 28종과 실사리, 난장이이끼, 분홍바늘꽃, 나도생강 등 희귀식물 50종 등 자생식물 464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했다.

지난 2008년 3년 동안 울릉도 실물 표본을 채집해온 결과다. 하지만, 울릉도 육지와 130km 이상 떨어져 식물이 교잡(交雜) 되지 않아 울릉도만 자생식물이 되는 것이 해마다 늘어나는 실정이다.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개체 수가 수십 개에 불과한 선모시대, 섬꼬리풀 등의 종자를 수집·증식해 올해부터 복원에 나는 등 보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또, 섬벚나무는 울릉도에서만 자생하는 한국 고유의 멸종위기 나무로, 벚나무속에 속하는 낙엽 교목이다. 환경부의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과 천연기념물 제189호로 지정돼 있다.

울릉도의 독특한 화산섬 생태계에서 진화한 고유종으로 생태적·문화적 가치가 매우 높다. 그러나 관광 개발, 불법 채취, 기후변화 등의 위협으로 개체 수가 급감해 현재 약 700~1000그루로 추정된다.

식물 이름 앞에 섬(島)자가 붙은 식물은 울릉도에서만 자생하는 희귀식물이다. 하지만, 한순간의 실수로 세계에서 찾아볼 수 없는 귀중한 식물이 사라질 수 있다.

올해 들어 울릉도에 벌써 두건을 산불이 발생했다. 최근 서면에서 1.5ha와 400㎡를 태웠다. 만약 개체 수가 소수인 식물의 서식지였다면 세계적 희귀식물이 사라졌을 수 있다.

울릉도에서만 자생하는 희귀식물이 화재로 사라지면 이 지구상에서 영원히 이 같은 식물을 볼 수 없다. 울릉도는 세계적인 식물의 보고다. 울릉도 주민들이 스스로 지키며 가꿔야 한다.

최근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과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울릉군은 인공증식 기술로 재배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큰바늘꽃(Epilobium hirsutum) 200개체를 울릉도 봉래폭포 인근에 이식했다.

울릉도의 산은 거의 절벽 수준이다. 화재가 발생하면 밧줄을 이용해 접근해 화재를 진압해야 한다. 따라서 산불이 발생하면 진압이 힘든 지역이다.

한순간의 실수로 세계적으로 귀중한 희귀수목이 사라지기 때문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울릉도 산불은 대부분 실화다. 이번 산불을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아 당국의 철저한 지도와 감독이 필요하다.

 

 /김두한 기자 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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