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칠곡군 국내 최초 ‘참외 수경재배’로 한국 농업 혁신 선도

박호평 기자
등록일 2025-05-13 11:03 게재일 2025-05-14 10면
스크랩버튼
약목면 동안리 시범단지 조성
흙 대신 양액 공급해 작물 재배
노동력과 병해충 크게 줄이고
고품질에 생산량은 1.5배 증가
칠곡군 약목면 동안리에서 열린 ‘참외 포복형 수경재배 시범단지 현장평가회’에서 김재욱 칠곡군수(가운데)와 관계자, 농업인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수경재배 성과와 기술 특성이 공유됐으며, 현장 적용 확대 방안도 논의됐다. /칠곡군 제공

 “땅이 아니라, 물이 키운 참외입니다.”

 

칠곡의 한 참외 하우스에선 요즘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얼핏 보면 흙밭에서 자라는 것 같지만, 가까이 들여다보면 참외 뿌리는 화분 안에 담긴 배지(인공토양) 속에서 자라고 있다.  이 배지는 물과 영양분이 포함된 ‘양액’을 머금고 있으며, 참외는 이를 흡수해 성장한다. 겉보기엔 기존 방식과 유사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른 ‘수경재배’ 기술이 적용된 것이다.

수경재배 하우스 외부 전경. 수경재배 시스템이 적용된 하우스 내부에서는 토양 대신 양액을 통해 참외가 재배되고 있다. /칠곡군 제공

칠곡군은 지난 9일 약목면 동안리 양태근 농가 하우스에서 ‘참외 수경재배 시범단지’의 성과를 공유하는 평가회를 열고, 현장 적용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토마토·딸기에 이어 참외까지 수경재배가 적용되면서, 농업 전환의 신호탄으로 평가되고 있다.

수경재배는 흙 대신 양액을 공급해 작물을 기르는 방식이다. 칠곡군은 화분 형태의 재배 공간에 배지를 채우고, 뿌리에 양액을 정밀하게 공급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러한 구조를 참외에 적용해 시범단지를 조성하고 본격 재배에 나선 것은 국내 최초다.

수경재배 방식으로 자란 노란 참외. 양액을 흡수하며 자란 참외는 병해충 피해가 적고, 품질과 당도가 균일하다. /칠곡군 제공

 지난해 11월, 칠곡군은 약 1.4ha(4개소) 규모의 포복형 시범단지를 조성했고, 같은 해 12월부터 참외 재배를 시작했다. 그 결과, 기존 10a당 4500~5000kg 수준이던 생산량이 최대 1.5배까지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으며, 병해충 발생률도 크게 감소한 것으로 평가됐다.

참외 뿌리 근처에 설치된 토양수분장력계. 수분 상태를 실시간으로 측정해 자동으로 수분을 공급하는 장치로, 노동력 절감과 안정적인 생육에 기여한다. /칠곡군 제공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양액을 공급하면서 노동력 절감 효과도 크다. 흙을 다루지 않아 병해충 관리가 용이하고, 토양 상태에 따른 품질 편차도 최소화돼 균일한 품질과 높은 상품성을 유지할 수 있다.

 

칠곡군 성주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참외를 많이 재배하는 지역이다. 특히 기후, 재배 기술, 시설 인프라 등에서 수경재배 확대에 최적화된 여건을 갖춘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배지 위에서 자라고 있는 참외 줄기들이 길게 뻗어 있으며, 자동화된 양액 공급 시스템이 설치돼 있다. /칠곡군 제공

이날 평가회에는 참외 재배 농업인과 전문가 등 50여 명이 참석해 수경재배 시스템의 기술 특성과 시범 농가 운영 사례를 공유했다. 시범 포장 견학도 함께 진행되며, 향후 기술 보급 및 확산 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이번 시범단지는 단순한 기술 적용을 넘어, 기후변화 시대에 대응하는 농업 혁신의 출발점”이라며 “칠곡이 참외 재배의 중심지에서 미래 농업을 선도하는 모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호평기자 php1111@kbmaeil.com

중서부권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