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조기대선을 앞두고 보수진영 대권 잠룡들이 잇따라 출마 선언을 하면서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9일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국민의힘 입당 원서를 내고 출마를 공식 선언했고, 유정복 인천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출사표를 던졌다. 이들은 서로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를 상대할 인물임을 자처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나섰다.
전날 대선 출마를 위해 장관직을 내려놓은 김문수 전 장관은 이날 오전 국민의힘 지도부와 만나 입당 원서를 내고 기자들 앞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국회에서도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김문수가 이재명을 이긴다”면서 “12가지 죄목으로 재판받고 있는 피고인 이재명을 상대하기에는 가진 것 없는 깨끗한 손 김문수가 제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거짓과 감언이설로 대한민국을 혼란과 파멸로 몰고 갈 이재명의 민주당은 김문수가 확실히 바로잡겠다”며 “돈 문제로 검찰에 불려 갈 일이 없는, 거짓말하지 않는, 제대로 싸우는 저 김문수만이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서는 “헌정질서 안에서 내려진 최종결정이므로 그 결과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국정을 책임지고 있던 국무위원으로서 비통한 심정과 책임감을 금할 길이 없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유정복 인천시장도 이날 오전 출사표를 던졌다. 먼저 인천 자유공원 맥아더 동상 앞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연 유 시장은 “거짓과 위선, 선동으로 국민을 힘들게 하는 정치를 끝내고 진실과 정의, 자유가 넘쳐 나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민주당 이 전 대표를 겨냥해 “나의 모든 부분이 (이 전 대표와) 완벽한 대척점에 있다. 게임이 될 수 없다”며 자신의 승리를 확신했다. 유 시장은 “대한민국의 틀을 바꾸는 진짜 개헌 대통령이 되겠다”면서 “‘개헌에 공감하나 지금 시기가 아니다’라는 이 전 대표의 교란용 개헌 입장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이날 오전 구미 박정희 대통령 생가 추모관에서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한다고 선언했다. 이 지사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했던 한국이 세계 경제 10위권으로 도약했으나 수년 전부터 극심한 국민갈등과 경제침체, 국제 통상우려로 조만간 나라가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며 “어려울 때 가난한 나라에서 선진국의 토대를 다진 박정희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오후에는 국회 소통관을 찾아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기존에 알려진 후보로는 어렵고, 당내 경선에서 새 인물이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는 감동을 줘야 이재명을 이길 수 있다”며 “이철우가 바로 국민이 찾던 새로운 카드”라고 새 인물론을 강조했다. 그는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하고 헌법개정과 국가 대전환이라는 두 가지 일을 하겠다”면서 분권형 개헌 의지를 피력했다.
/류승완·고세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