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베트남에 치우친 글로벌 공급망, 트럼프발 관세로 재앙 작용<br/>국내 기업 글로벌 전략 ‘통상·외교·산업’ 다각도 검토해 접근해야
‘미국의 상징’을 표방해온 애플사가 ‘미국 권력의 상징’이 내세운 관세정책으로 큰 위기에 빠졌다.
애플은 개발·설계는 미국 본사가 맡고 생산은 외국이 맡는 글로벌 공급망을 자랑해왔다. 그동안 조금씩 생산거점의 탈중국화를 도모해왔지만 미국내 판매용 스마트폰(iPhone)은 아직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컴퓨터(Mac)는 90%가 중국이며 태블릿(iPad)은 중국에서 80%, 베트남에서 20%를, 스마트워치(Apple Watch)는 중국 90%, 베트남 10%를, 이어폰(AirPods)은 중국 35%, 베트남 65%를 각각 생산하고 있어 글로벌 공급망이라고는 하나 중국과 베트남이 거의 전부나 마찬가지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동으로 미국 증권가는 애플이 부담할 관세비용이 약 400억달러(약 58조592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를 가산한 수입관세는 중국산 54%, 베트남산 46%에 이르며 이는 고스란히 애플의 수입비용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만약 애플이 이에 따른 경영부담 해소를 위해 소비자에게 가격을 전가한다면 최소한 iPhone은 43%, Mac은 39%, iPad는 42%, Apple Watch는 43%, AirPods는 39%는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신의 iPhone 16이면 미국 현지 최저가는 799달러(약 117만원, 현재 한국판매가 125만원~)지만 1142달러(약 167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고급기종인 iPhone 16 Pro Max라면 1599달러(약 234만원, 현재 한국판매가 190만원~)에서 2286달러(약 335만원)가 된다.
트럼프 정권 1기 때는 애플의 팀 쿡 CEO와 트럼프 대통령의 친분 등도 있어 iPhone 등에는 관세조치에서 빠졌었다. 당시 애플은 애플제품이 ‘미국의 상징이다’는 캠페인 효과가 컸고 스마트폰 등이 투표권자인 미국 소비자에 직접 영향을 준다고 인식한 때문이기도 했다.
지난 2월 트럼프 정권 2기 출범이후 애플은 앞으로 4년간 5000억달러(732조4000억원)를 미국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해 이번에도 예외조치를 받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었으나 상황은 점차 불확실해지고 있다.
역시 투자자들은 선제적으로 반응했다. 지난 연말 4조달러에 가깝던 애플 시가총액은 지난 4일 3조달러선까지 무너졌다.
우리 기업들도 트럼프 관세를 피해 미국으로 공장 이전 등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애플을 반면교사로 삼아 현재 한국 기업들이 내놓는 임시방편이 중장기적으로도 유효한 최선의 전략일지는 신중히 숙고해야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산업계에서는 “특정 국가에 편향된 생산 등 공급망의 재구축, 수출입 다변화 등 지금까지의 글로벌 전략의 수정이 필요하다”며 “통상·외교·산업 등 정부와 산업별 단체가 긴밀히 논의해 ‘국익’과 ‘포스트 트럼프’까지 고려한 국가전략 차원에서 기업과 산업을 지원하는 대책이 전방위적으로 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