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홍 경제에디터의 관점
지난 수개월 우리 국민들은 근래에 없었던 정치적 혼란으로 극심한 심적·정신적 고통을 겪어야 했다.
국내에서는 대통령 탄핵문제가 온 나라를 뒤흔드는 동안 정치·외교적 난제들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우리가 잃었을 ‘기회비용(국익)’은 계산 조차 하기 어려울 정도다.
국외에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에다 미얀마 지진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전쟁 버전2.0’의 본격화로 세계 주식시장이 팬데믹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하고 있다.
7일에도 주식시장은 오전부터 경제의 불확실성을 우려한 투매로 한때 매도사이드카가 작동하는 등 혼란속에 마감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전일 대비 5% 넘게 하락했다. 주가 하락은 단지 투자자의 손실에 그치지 않는다. 그로인한 기업의 가치가 떨어지면 신사업 추진이나 투자·고용의 여력도 줄어들어 다시 경기가 악화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기 쉽다.
이제 국민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돼 공석이 된 대한민국의 사령탑을 조만간 뽑게 될 것이다.
대선에 뛸 많은 여야 인사들이 거론되지만, 지난 6개월을 돌아볼때 국가의 최대 핵심 난제가 경제라고 알고있던 사람은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
현재 세계 지도자들의 최우선 행동강령은 ‘경제’다. 1992년 빌 클린턴 대통령이 당시 압도적인 지지를 받던 조지 부시 대통령을 누르고 당선된 가장 핵심 키워드를 꼽으라면 역시 “문제는 경제야, 바보”(It’s the economy, stupid)일 것이다. 때로는 ‘경제야, 바보(The economy, stupid)’란 말로도 사용됐다.
이 캐치프레이즈는 당시 미국 유권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가 경제였다는데 착안한 당시 클린턴 선거캠프의 전략가 제임스 카빌(James Carville)이 만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의 최대의 난제는 무엇일까. 당연히 트럼프 관세폭탄이 촉발한 세계적인 경기불황의 가능성 등 ‘경제문제’이다.
우리 경제는 중국과 미국의 파워경쟁에 시달리면서 고래싸움에 새우등이 터질 정도다. 그러한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다면 그들은 ‘바보’다.
이번에 대선 주자들은 또 어떤 공약을 내세우며 국민들에게 자신을 지지해달라고 읍소할 지 아직은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경제의 상황을 제대로 진단하고 즉시 실현할 수 있는 현실적인 경제공약들이 어느 선거캠프에서든 꼭 나오길 기대한다.지금의 난관을 극복해 기업과 가계, 다시말해 국민경제를 되살릴 대안이 절실하다.
한국의 대내외 경제 상황이 어떤지는 국내외 투자자들이 시장을 통해 계속 말하고 있다.
지난 1일 코스피는 2521.39로 마감된 이래 7일까지 4영업일 연속 하락세를 지속했다. 7일 오후 3시 30분 코스피 지수는 2328.30으로 4일간 7.7% 빠졌으며, 코스닥 시장도 같은 기간 5.8% 하락했다.
외환시장의 원·달러환율은 분기별 종가 기준으로 보면 1400원대로 정착되고 있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우리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더 심각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대선 주자들이 공약을 내세우기에 앞서 반드시 이 말 한마디는 기억했으면 한다. “문제는 경제야, 바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