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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어사(吾魚寺)

등록일 2025-04-02 18:50 게재일 2025-04-03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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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계현作 ‘운제산’

경북 포항 오천 항사리에 가면

오어사라는 절이 있다

한 놈의 땡중 때문에

한때 구설수에도 올랐지만

흠없는 사람 어디 있으랴

눈 질끈 감고 용서해야지

그래야 서로서로 사람이 되지

그밖에는 모든 것이

이쁜 절

부처가 아무리 부처라 해도

인간을 통제할 수 없는 것이 있는 모양이라

운제산(雲梯山)은 장구해도

덜 떨어진 인간 하나 감당 못했네

오어사, 이리저래

그냥 절하라고 있는 절,

업보가 없으면 사람이 아니지

쌓고 닦으며 평생을 수행하지

성불은 무슨, 그냥 닦는 거지

장작을 패는 마음의 인간의 따스함,

삼팔광땡 같은 후광과 온기가 있어

그것으로 충분하리.

능엄경에서 읽었다. ‘사마타’는 마음의 본래 자리인 집을 보는 단계로 돈오를 일컫는 말이다. ‘삼마다’는 집의 대문을 통과해 집에 들어서는 단계로 점수를 가르키는 말이다. ‘선나’는 집 안마당을 거쳐 방 안까지 걸어가는 단계로 불이(不二)를 말한다. 이 말을 나는 껌을 씹듯 중얼거리곤 한다. /이우근

이우근 시인, 박계현 화백
이우근 시인, 박계현 화백

이우근 포항고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문학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해 시집으로 ‘개떡 같아도 찰떡처럼’, ‘빛 바른 외곽’이 있다.

박계현 포항고와 경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10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초대전, 기획전,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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