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오어지에서
새들이 왔다 가면
호수는 문득 고요하다
녹음으로
번창했던 것을
얼음으로
반성한다
저 두 개의 본능을
어찌 하리
거듭되는 삶을,
흘려보낸 것들이
많은 세월을,
소유하지 못했음으로
오히려 가득했던 시간을,
돌아가고
돌아오리라
저 바람과 구름의 행로와 같이
어쩌나, 사랑이 그런 것을.
…
한 친구가 있다. 눈이 깊은 사람은 멀리 보기도 하지만 주변이 따스하다. 무얼 챙겨주지 못해 안절부절하는 사람은 세상에 흔치 않다. 무슨 죄를 많이 지어 그리 착한가!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나는 어쩌면 행복하다. 울타리가 되고 그림자가 되고 냇물이 되어 조잘대는 기쁨,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돈 주고 배우는 것이 아니다. 선험(先驗)이 체화(體化)되어 마치 보살인 듯, 멀리 길게 보는 그의 눈은 항상 깊다.
그를 보면서 사람의 의미를 다시 곱씹는다. /이우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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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근 포항고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문학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해 시집으로 ‘개떡 같아도 찰떡처럼’, ‘빛 바른 외곽’이 있다.
박계현 포항고와 경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10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초대전, 기획전,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