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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흑구 선생님

등록일 2025-05-28 20:08 게재일 2025-05-29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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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계현作 ‘장미와 새’

한흑구 선생님

 

우리는 왜 ‘보리’라는 수필로만 선생님을 기억할까요?

짓물러진 송도바다엔 여전히 갈매기들이

불심검문하듯 팽팽한 눈썰미로

바다를 경계하고 있습니다.

까칠해도 구수한 사람이 귀한 세월이라 그런지

늘 텅 빈 하늘입니다.

검은 갈매기, 그 얼마나 멀고 먼 상징인가요?

보리의 ‘까끄라기’가 그리운 시절입니다.

선생님이 마냥 순한 사람이 아니었단 걸

이제야 압니다.

‘검은 갈매기’가

‘황혼의 미네르바’를 능가하는 까닭을

이제야 압니다.

흑구 선생 없는 포항을 상상하기 어렵다. 구룡포 하정마을 보리밭 언덕길을 오래 걸었다. 낮에도 그렇지만 밤에 걸어보면 환각을 일으킬 만큼 장엄했다. 달빛 젖은 보리밭은 살짝 바람이 불면 바다의 파도처럼 일렁거렸다. 그 두 개의 풍경은 감격적이었다. 오래전 일이다.  /이우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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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근 시인, 박계현 화백

이우근 포항고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문학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해 시집으로 ‘개떡 같아도 찰떡처럼’, ‘빛 바른 외곽’이 있다.

 

박계현 포항고와 경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10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초대전, 기획전,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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