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5개 시군 피해 ‘역대 최대’
지난 22일 경북 의성에서 발화해 경북 북동부권 4개 시·군으로 번진 ‘괴물 산불’은 북쪽에 있는 안동·영양과 동쪽에 있는 청송·영덕을 차례로 집어삼키며 역대 최대 규모의 피해를 낳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에 따르면 30일 오전 5시 기준 산불 피해가 극심한 경북 의성과 안동, 청송, 영양, 영덕 등 경북 5개 시·군에서 사망 26명, 중상 4명, 경상 29명 등 59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산불로 인한 경북의 피해 영향 구역은 4만5157㏊다. 서울 여의도(290㏊)의 156배, 축구장 6만3250개에 달하는 규모가 잿더미로 변한 셈이다.
지역별로는 의성이 1만2821㏊로 피해 면적이 가장 넓었다. 이어 안동 9896㏊, 청송 9320㏊, 영덕 8050㏊, 영양 5070㏊ 등이다.
시설물 피해도 계속해서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대본이 30일 오전 9시 현재로 집계한 바에 따르면 산불로 주택 3365채가 불에 탔다. 전소가 3296채, 절반이 불에 탄 반소가 36채, 부분적으로 탄 경우가 33채다. 지역별로는 영덕 1246채, 안동 1090채, 청송 625채, 의성 296채, 영양 108채이다.
경북도 등 지자체에 따르면 농업 분야에서는 농작물 482㏊와 시설하우스 281동, 축사 43동, 농기계 746대의 피해가 났다. 또 한우 13마리와 돼지 2만4470마리가 불에 탔다.
산불이 동해안까지 덮치면서 영덕 노물항에 정박해 있던 어선 16척과 인양 크레인 1대도 전소됐다.
은어 양식장에 전기가 끊겨 은어 50만 마리가 폐사하는 등 양식장 6곳과 가공업체 공장 1곳에서도 피해가 났다.
사찰 5곳과 불상 2점, 정자 2곳, 고택 12곳 등 문화재 피해도 25건에 이른다.
산불로 6개 시군 31개 지역에서 통신 장애가 발생해 아직 복구되지 않은 곳도 있다. 주택과 건물 7546곳이 정전됐다가 5794곳은 복구가 완료됐다. 1020곳은 복구가 진행 중이나 400곳은 복구에 3∼4일이 걸릴 전망이다.
산불 확산에 따라 대피했다가 아직 집으로 가지 못한 이재민은 안동·의성·청송·영양·영덕 3717세대·6172명으로 집계됐다. /단정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