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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터전 잃은 이재민들 힘겨운 대피생활 “막막하네”

단정민 기자
등록일 2025-03-27 19:45 게재일 2025-03-2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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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 못한 1만 5400명 무너진 일상<br/>대피소 안으로 들이닥치는 연무에<br/>단전·단수와 교통 통제까지 ‘고통’
안동체육관에 마련된 산불 피해 이재민 대피소 전경. /피현진 기자

의성에서 난 산불이 엿새째 경북 북동부지역으로 확산하며 주민 불편도 가중되고 있다.

27일 산불 피해 지역 주민들은 집과 생활 터전을 잃은 채 며칠째 불편한 대피소 생활을 이어갔다.

경북 안동시 길안면 길안중학교 대피소에서 만난 주민 A씨는 “속옷도 한 장 못 챙겨서 나와 같은 속옷을 5일째 입고 있다. 불이 난 뒤 잠시 집에 들렀더니 모든게 불에 타고 아무것도 없었다”며 “상황이 길어져 너무 힘들고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이번 산불로 인한 경북도내 대피 인원은 3만 3000여 명이다. 이들 중 1만 5400여 명은 여전히 귀가하지 못하고 있다.

집이 전소돼 갈 곳이 없거나 마을에 통신과 전기·수도가 모두 끊겨 집으로 돌아갈 수 없는 주민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산불에 따른 짙은 연무와 단전·단수, 교통 통제까지 더해져 고통스런 일상을 보낸다. 퍼진 연기와 연무가 대피소 안으로 들어와 마스크를 쓰지 않고서는 생활이 힘들어 일부 이재민들은 두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산불로 가압장에 전기 공급이 끊기며 안동시 일직면, 남선면, 길안면, 임하면, 남후면, 임동면, 풍천면 일부 지역에는 이틀째 수돗물 공급이 이뤄지지 않았다.

안동시는 비상 급수와 생수를 지원하고 있으나 정상적인 생활을 회복하기는 역부족이다. 일직면, 남선면, 길안면, 임하면, 임동면 2487가구 주민들은 정전됐다가 전날 대부분 복구됐으나 177가구는 아직 복구작업이 진행 중이다.

영덕에서도 지난 25일 오후 5시 54분쯤 청송군 신촌면 산불이 지품면 황장리로 넘어와 초속 25m 이상의 강풍을 타고 해안까지 휩쓸면서 단전과 단수가 속출했다. 지품 정수장이 불에 타고 영덕 정수장 전기가 끊겨 달산면 전 지역과 지품면 일부와 매정 2·3리, 삼계리 등에 수돗물 공급이 중단됐다. 변전소 가동이 멈추면서 25일 오후 9시 6분쯤 관내 전 지역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가 대부분 복구됐으나 지품면 등 산불 피해가 극심한 지역에서는 아직 복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곳도 있다. 영덕은 지난 25일 밤 10시부터 통신이 두절됐다가 다음 날 새벽에 대부분 다시 개통됐다. 피해가 심한 지품면 일부에서는 다시 휴대전화에 장애가 발생했다가 정상화되기도 했다. 영양군 입암면, 청기면, 석보면 지역도 정전이 발생했다가 복구됐다.

도로 통제와 해제가 반복하면서 이동도 여의찮다. 서산영덕고속도로 동상주 나들목(IC)∼영덕 IC 구간 양방향과 중앙고속도로 의성 IC∼풍기 IC 구간 양방향의 차량통행이 통제됐다. 안동 임동면 마령리 마령교 삼거리에서 영양 입암면 산해리 산해 교차로를 연결하는 도로도 26일 오후 3시 45분부터 통제 중이다. 안동 길안면 천지리∼길안면 배방리 지방도 차량 통행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외에 국도와 지방도, 군도 8개 구간과 일부 철도 노선은 통제됐다가 통행이 재개됐다. /단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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