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구 교수 연구팀 리보솜 사용 재료 바꿔 ‘결실’
포항공과대학교는 이준구 교수 연구팀이 리보솜을 이용해 기존의 선형을 넘어 고리형 구조를 포함한 단백질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리보솜은 지구에서 발견되는 모든 생물 종이 가진 ‘단백질 제조 공장’으로 아미노산이라는 작은 부품들을 레고 블록처럼 하나씩 연결해 우리 몸에 필요한 단백질을 만든다.
하지만 모든 단백질을 국수처럼 길쭉한 일직선 모양으로 만드는 방향으로 진화해 온 리보솜은 우리 몸에서 쉽게 부서지고, 병균이나 암세포 등 특정한 표적에 달라붙는 힘이 약해 의약품으로 사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페니실린과 같이 자연에서 발견되는 천연 항생제의 상당수가 고리형 구조를 지닌다는 점에 착안해 리보솜 자체를 바꾸는 대신 리보솜이 사용하는 ‘재료’를 새로 만들었다.
무세포 단백질 합성시스템에서 실험한 결과, 리보솜은 기존 선형 결합 외에도 오각형과 육각형 고리형 중추를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다. 주목할 점은 이 반응이 37℃와 pH 7.5라는 단순한 수용액 조건에서 본래 리보솜이 선형 구조를 만드는 메커니즘을 그대로 이용해 자연스럽게 일어났다는 사실이다.
이준구 교수는 “무엇보다 리보솜 내부에서 일어나는 반응이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웠던 화학반응 과정과 거의 같았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며 “리보솜 안의 4500개의 부품이 어떻게 협력해 이런 마법 같은 일을 해내는지 더 연구한다면 생명현상과 진화에 대한 이해도 한층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중 하나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