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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 넘긴 유네스코 세계유산 하회마을·병산서원·봉정사

피현진 기자
등록일 2025-03-26 11:44 게재일 2025-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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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소 추정됐던 ‘만휴정’ 큰 피해 없어
안동 하회마을 주택 지붕에 물을 뿌리고 있는 소방대원./연합뉴스
안동 하회마을 주택 지붕에 물을 뿌리고 있는 소방대원./연합뉴스

지난 25일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봉정사 등을 위협했던 화마가 다행히 이들 지역에서 멀어졌다.

26일 산림 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의성군 안평면에서 발생한 산불이 25일 신평면 일부 야산으로 확산하면서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등에 비상이 걸렸다. 당시 산불이 확산한 지역과 안동시 풍천면 하회마을은 직선 거리로 10km정도 였다.

이에 이날 오후 4시 55분쯤 하회마을에 주민 대피령이 내려지면서 주민들이 대피에 나섰고, 하회마을에는 진화 인력과 장비만 남아 산불 확산에 대비했다. 같은 시간 병산서원 주변에도 진화 인력과 장비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물을 뿌릴 준비를 하면서 밤을 새웠다.

다행히 26일 오전 0시가 넘어가면서 바람 방향이 바뀌고 바람의 세기도 줄어들면서 화마가 이들 지역에 더 이상 접근하지 못했다. 그제서야 소방 인력은 긴장 속에서도 화마가 피해 갔다는 사실에 안도할 수 있었다.

26일 오전 밤을 새운 소방 인력은 피곤한 가운데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이들은 전날 초가 지붕 등을 향해 뿌린 물이 밤새 증발했을 것으로 보고, 추가로 물을 뿌리며,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했다.

실제로 전날 화마는 피했지만 인근 어담리 쪽 화선은 하회마을과 직선거리로 불과 5.4㎞ 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소방 관계자는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방향으로 불이 넘어오지 않았지만 만일의 사태에 계속 대비하고 있다”며 “세계적인 문화유산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봉정사’도 한 바탕 난리가 났다. 전날 천년고찰이자 조계종 16교구 본산인 ‘의성 고운사’가 화마에 전소했다는 소식이 들리자 봉정사도 산불 피해를 우려해 밤새 유물 긴급 이송 작업을 벌였다.

당시 산불 화선과 봉정사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었지만 불이 사방으로 날아다니는 상황에서 안심할 수 없어 취해진 조치였다. 이날 이송 불가능한 건축물을 제외하고 영산회 괘불도(보물)·아미타설법도(보물)·목조관음보살좌상(보물) 등 탱화·불상은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로 옮겨 갔다. 또한, 무게가 많이 나가는 대웅전 벽화나 일부 보물은 봉정사 유물전시관인 성보관에 보관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관계자는 “추가 유물 이송 계획은 없다”며 “다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극락전에 방염포를 씌우는 작업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지난 25일 강한 바람과 산불에 전소됐을 것으로 추정됐던 만휴정이 큰 피해 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안동시 제공 
지난 25일 강한 바람과 산불에 전소됐을 것으로 추정됐던 만휴정이 큰 피해 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안동시 제공

이런 가운데 기쁜 소식도 전해졌다. 전날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촬영지로 유명한 길안면 만휴정 인근까지 강한 바람과 함께 산불이 밀려오면서 소방인력과 장비가 철수하는 바람에 전소됐을 것이라고 추정됐던 ‘만휴정’과 ‘묵계서원’ 등이 큰 피해를 입지 않았다는 소식이 들려온 것.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당초 소실된 것으로 알려졌던 만휴정 일대를 확인한 결과 피해를 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현재 소나무 일부에서 그을린 흔적이 발견되나 그 외 피해는 없다”고 전했다.

/피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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