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고령사회 이후 5년만에<br/>남구가 북구보다 속도 더 빨라<br/>철강경기 부진에 재계약 줄며<br/>젊은 직장인 일자리 찾아 떠나
포항은 이미 2년전인 2023년 1월 초고령사회를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10년전 ‘고령화사회’였던 포항시가 2018년 1월 ‘고령사회’로 들어간 이후 5년만이다. 이는 통계청 월별 주민등록인구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3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전국의 65세 이상(이하 ‘고령인구’) 인구는 1024만4550명을 기록해 총인구(5122만1286명) 대비 20%를 넘어서면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1956년 UN보고서는 총인구 중 고령인구비율(이하 ‘고령화율’)이 7% 이상~14% 미만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20% 미만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분류했다.
독일은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데 37년, 이탈리아는 18년, 일본은 12년이 각각 걸렸다. 우리나라 경우 2017년 8월 이후 7년 4개월만에 초고령사회로 들어갔다. 포항시는 진입이 더 빨랐다. 초고령 사회로 넘어가는데 불과 5년 2개월 밖에 걸리지 않았다.
남,북구로 나눠져 있는 포항시는 그동안 근로자가 많은 남구가 고령사회 진입을 막아왔으나 수명 연장 등으로 고령 인구가 늘어나면서 지금은 이마저도 무색해진 상황이다.
포항시에 따르면 2015년 1월 포항은 고령화율 12.0%(남구 11.7%, 북구 12.3%)로 고령화사회였다. 이후 북구가 먼저 2017년 7월 고령사회가 됐다. 포항전체가 고령사회가 된 때는 2018년 1월이었으며, 당시만하더라도 남구(14.04%)는 북구(14.50%) 보다 젊은 편이었다. 하지만 이후 상황은 확 달라져 고령사회는 북구가 먼저 진입했지만 초고령사회는 남구가 빨랐다. 남구는 고령사회 진입 4년만인 2022년 12월, 고령화율이 20%를 넘어 북구보다 먼저 초고령사회로 들어섰다. 이때 북구의 고령화율은 19.73%로 초고령사회 진입 기준 20%보다는 낮았다.
포항시가 지역을 가릴것 없이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것은 2023년 1월이었고, 남구·북구 모두 고령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긴 것은 2023년 3월이였다.
포항의 초고령사회 속도는 매우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올해 1월말 기준 남구의 고령화율은 23.15%, 북구는 22.09%, 포항시 전체로는 22.56%를 기록했다.
고령화율의 변화는 인구구조 변화 때문이다. 10년 전에 비해 유소년인구(0~14세)는 1만8642명이 감소했다. 특히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같은 기간 5만7031명이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고령인구는 4만8403명이 증가했다.
초고령사회 진입의 주요 원인은 장기간에 걸친 철강경기 부진도 한 몫 했다.
2015년 이후 국내 철강사들은 국내 생산 공장의 통폐합을 진행, 포항 소재 현대제철, 동부제강 등은 생산공정 일부를 당진, 인천 등으로 옮겼다. 이때를 전후 젊은 층이 많이 포항을 떠났다.
최근 철강업체 계열사에서 고용재계약에 실패한 김 모씨는 “지난해 11월 이후 가동률이 떨어진 철강업체는 계열사까지도 재고용 계약을 하지 않았다”며 “결국 남구의 젊은 사람들은 일자리를 찾아 가족과 함께 다른 도시로 이주하면서 포항의 고령화도 당연히 빨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