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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받은 사랑 지역에 돌려주는 것 우리 병원의 본질”

장은희기자
등록일 2025-02-26 19:50 게재일 2025-02-2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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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 동산의료원 조치흠 원장<br/>세계적인 병원과 학교 만들라는 사명감으로 의료원장직 연임 결정<br/>의정갈등… “1차 진료부터 3차 진료까지 연결되는 체계 확립 필요”<br/>어린이재활병원 설립 “운영 철학… 사랑으로 하는일 반드시 결과로”

“‘믿음의 역사, 사랑의 수고, 소망의 인내’라는 사명을 가지고 지역사회와의 연결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계명대 동산의료원 조치흠 원장은 26일 의료원장직 연임 소감으로 “계명대동산의료원을 세계적인 병원과 학교로 만들라는 사명감으로 맡게 됐다”고 밝혔다.

조 원장은 1987년 계명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계명대 동산병원장,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 비상대책본부장, 계명의대 주임교수 등을 역임했다.

의사직의 필수요소는 ‘소명의식’이라고 말한 조 원장은 “간호사이셨던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어릴 적부터 의사라는 직업을 목표로 삼게 됐다”고 말했다.

산부인과를 선택한 이유로 “동산병원 산부인과는 전국에서 손꼽히는 대형 과로, 높은 브랜드 파워를 자랑한다”며 “선배들의 훌륭한 업적을 이어 받아 환자들에게 질 높은 치료를 제공하며, 연구와 논문 활동에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우리 과의 임팩트와 영향력이 매우 커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계명대동산의료원 산부인과는 세계 최초로 복강경 수술을 수행했다.

1995년부터 본격적으로 복강경 연구를 시작한 조 원장은 임상적인 경험 외에도 기초 연구의 중요성을 깊이 느끼고 이를 적극적으로 진행해왔다.

그는 “1997년도에 임신 중 자연 유산을 반복한 환자에게 새로운 방법으로 복강경을 이용해 수술을 진행했고, 그 후에도 380명 이상에게 이 수술을 시행했다”며 “매년 5편에서 10편 정도의 논문을 발표하며 연구에 매진해왔고, 2020년까지는 개인적으로도 많은 성과를 이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환자를 살리고 치료하고 싶지만 그렇지 않을 때가 있어 힘들다”면서도 “울산에서 온 한 산모는 10번의 유산 후 복강경 수술을 통해 3명의 아기를 낳는 기적을 경험했다. 그때 참 보람있었다”고 회상했다.

최근에는 자궁근종과 난소암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조 원장은 “자궁근종을 수술 없이 줄일 수 있는 약물을 개발했고, 이를 기반으로 신약을 만드는 중”이라며 “현재 개발은 60%까지 진행됐고, 학교 내 벤처 창업을 통해 혁신적인 치료법을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브라카1·2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30∼70%의 확률로 난소암이 발생하는 차이를 밝혀냈다”며 “이를 통해 수술 없이도 난소암을 예방할 수 있는 신약 또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의정갈등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조 원장은 “의료 전달 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하지 않으면, 이번과 같은 갈등과 혼잡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환자들이 자신이 필요로 하는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1차 진료부터 3차 진료까지 연결되는 체계를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특히 2차 병원이 과도하게 많은 환자를 처리하고 있고, 그로 인해 시스템의 불균형이 생기고 있다. 환자들이 불필요하게 병원을 옮겨 다니며 쇼핑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지역 병원은 힘들어지고 서울의 대형 병원만 이득을 보는 구조가 만들어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감기나 경미한 질환의 환자가 3차 병원을 방문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이러한 잘못된 진료 패턴이 고쳐지면, 1차 병원과 2차 병원도 살아날 수 있고, 3차 병원의 부담도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민주주의 국가에서 환자들이 원하는 병원을 선택하는 것은 기본적인 권리이다. 하지만, 환자들이 자신이 가고 싶은 병원에 가는 대신, 치료에 필요한 비용을 전액 부담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해야한다”며 “현재 시스템에서 환자들이 무분별하게 병원을 옮겨 다니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환자들이 의료기관을 선택할 때 의료비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가지고, 불필요한 치료를 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 원장은 재원이 많이 드는 어린이재활병원 설립 이유에 대한 질문에 “병원 운영 철학”이라고 답했다.

그는 “사랑으로 하는 일은 반드시 결과로 이어진다”며 “대구 지역의 환자들에게 더 나은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가 받은 사랑을 지역 주민들에게 돌려주는 것, 그것이 우리 병원의 본질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가 극심했던 시기, 아무도 나서지 않았지만 우리는 지역사회를 위해 나섰다. 대구 시민들을 위해 병원을 설계하고,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치료의 손길을 전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결국 전국 각지에서 봉사자가 모였고, 기부금도 25억원 이상이 들어왔다. 그만큼 사람들이 진심을 다해 도와주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다. 앞으로도 어린이재활병원과 같은 다양한 사업들을 통해 지역 주민들에게 지속적으로 도움을 주고 싶다”고 미소지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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