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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제철 ‘US스틸’ 투자 확대 가닥… 국내 철강업계 영향은

김진홍기자
등록일 2025-02-09 11:01 게재일 2025-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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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양국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 모습. /연합뉴스
미일 양국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 모습. /연합뉴스

미일 정상회담 결과 일본제철의 US스틸 매수를 둘러싼 미일간 갈등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지난 8일 일본방송협회(NHK), 요미우리(讀賣) 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미일 정상회담의 주요 합의내용을 상세하게 전했다.

양국 정상들이 논의한 경제통상 관련 핵심 현안은 2개였다. 대일무역적자 문제의 해소와 함께 최근 소송까지 제기된 일본제철의 US스틸 매수를 둘러싼 갈등해결이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일본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회담 직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대일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일본이 대미 투자를 확대하고, 일본제철은 US스틸을 ‘소유’ 또는 ‘매수’ 대신 ‘투자’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합의했다.

먼저, 대일적자 해소를 위해 일본은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의 수입을 확대하고, 토요타, 이스즈 등 일본기업의 투자 등 대미 투자규모를 1조달러까지 늘리기로 했다.

또 일본제철의 US스틸 매수와 관련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제철의 US스틸 매수계획 저지와 관련한 진전이 있었다”고 하자, 이시바 총리는 “매수가 아닌, 투자다”고 동조하면서 “이것은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한편, 일본제철에 의한 미국 US스틸의 매수계획은 작년 12월 대미외국투자위원회(CFIUS)가 전원 합의에 실패한 후 바이든 전 대통령에게 최종 판단을 넘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국가안전보장상 우려된다며 이 계획에 금지명령을 내렸었다.

그러자 일본제철과 US스틸측은 위법한 정치적 개입이라며 대통령의 금지명령 무효 소송을 제기, 지난 3일부터 재판소에서 서면 심리가 개시되었다.

지난달 7일 제소 직후 하시모토 에이지(橋本英二) 일본제철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위법한 정치적 개입으로 CFIUS의 심사 절차도 적정하게 실시되지 않은 채 대통령이 금지명령을 내린 것은 수용하기 힘들다”고 밝혔었다.

그동안 일본제철의 매수계획을 반대해 왔던 전미철강노동조합(USW; United Steelworkers)의 데이비드 맥콜(David McCall) 위원장은 7일 미일정상회담 직후, “일본제철이 US스틸에 계속 관심을 가지는 것에 우리들의 우려는 변함없다. 일본제철은 미국 시장에 철강 제품을 부당하게 싸게 수출해 온 역사가 있는, ‘무역사기의 상습범’임이 증명되었다”며 “트럼프대통령에게는 미국기업에 의한 대체안을 모색하여, 국내 철강업계의 장기적인 미래를 지속 보호할 것을 요망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미일 양국 정상회담의 결과대로 향후 US스틸이 사실상 일본제철의 지배하에 놓인다면 중장기적으로는 포스코 등 국내 철강업계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 우려된다.

포스코의 2023년 연결실체 기준 총 매출액 77조1천억원가운데 북미 지역매출은 2조1천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2.7%정도에 불과하고 65.7%가 국내여서 당장 일본제철의 US스틸의 ‘매수’ 또는 ‘투자지분 확대’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한달간 관세인상이 연기되기는 하였으나, 종속회사인 멕시코의 자동차용 강판공장, 철강재가공공장을 통한 대미수출이 이전과는 다를 것이 예상되는데다, 중장기적으로 일본제철이 영향력을 확대한 US스틸의 제품이 미국의 보호주역장벽을 넘기위해 각국이 미국산 강재수입을 고려한다면 북미지역이 아닌 유럽, 등지에서도 이에 따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포스코의 매출비중이 높은 국내시장에서조차 중국의 저가 물량공세가 강화되고 있어 포스코를 비롯한 포항철강공단 등 국내 철강업계는 다각적인 대응책을 마련해 나갈 필요가 있다.

/김진홍에디터 kjh2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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