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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가 함께 즐긴 ‘칠성고 이색 졸업식’ 눈길

김재욱기자
등록일 2025-02-06 19:28 게재일 2025-02-0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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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년 담임교사들 밴드 공연<br/>감동한 졸업생 합창하며 응원
대구 북구 칠성고등학교에서 열린 이색 졸업식. 교사 밴드가 학생들을 위해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독자 제공

대구에서 이색 졸업식이 열려 눈길을 끌고 있다. 단순히 졸업장을 받고 사진을 찍는 기존의 형식적인 틀에서 벗어나 사·제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졸업식이 열려서다.

6일 대구 북구 소재의 칠성고등학교.

이날 진행된 졸업식에서는 여느 학교와 마찬가지로 3년간의 추억을 담은 영상을 보는 졸업생들과 자녀의 학교생활 사진을 감상한 일부 학부모의 눈가가 촉촉해지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었다. 또 어느덧 성인이 된 졸업생들은 마지막으로 교복을 입고 사진을 찍으며 학교생활의 추억을 간직했다.

이어 교직 생활을 끝마친 박은행 교장은 “학생 한명 한명의 성취가 제 기쁨과 자부심이었다”고 회고사를 낭독 중 눈물을 보였고, 숙연한 분위기로 흘러갔다.

하지만, 금세 분위기는 반전됐다.

졸업식 주인공인 3학년 학생들의 담임교사들이 밴드로 나타나 공연을 펼쳤기 때문이다. 이들은 프로의 솜씨는 아니었지만, 최선을 다해 공연을 진행했으며, 감동을 한 졸업생들은 합창을 부르며 스승들을 응원했다.

교사들이 부른 노래는 그룹 데이식스의 ‘Welcome to the show’다. 이 노래는 새로운 시작을 앞둔 상황에 용기를 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자들을 위해 준비한 이번 공연에는 교사들의 숨은 노력이 숨어 있었다. 지난해 말부터 방과 후 모여 합을 맞추기 시작했고, 방학 중에도 틈틈이 짬을 내 연습했다. 이들은 처음에는 밴드라고 부를 수 없을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리드보컬로 무대에 선 황성미(3학년 부장) 선생은 “교사들이 학생을 향한 애정의 마음으로 땀 흘려 노력한 결과 연습을 거듭할수록 구색을 갖춰갔다”며 “교사들은 졸업생들이 떠나간다는 아쉬운 마음보다, 같은 사회인으로 맞이하는 의미를 담아 고심해 이번 곡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졸업생들 앞에 펼쳐질 앞으로의 인생이 행복으로 가득 차길 바란다”고 학생들에게 마음을 전했다.

공연을 지켜본 교직원들과 졸업생, 학부모 등 모든 이들은 관객이 돼 함께 노래를 부르고 손을 흔들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졸업생 전민재(19) 군은 “선생님들이 졸업생들을 위해 무대를 준비해 주셔서 졸업식이 더욱 풍성해진 것 같다”면서 “학창시절의 마지막도 즐거운 기억으로 마칠 수 있어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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