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진 바닷속 고등어도 떠나고 <br/>난류성 어종 참다랑어 속속 관찰<br/>남해안 대표 멸치 강릉까지 북상<br/>20년후 동해 1.5∼2℃ 상승 예측<br/>잡는 어업→기르는 어업 전환 등<br/>기후변화 시나리오 대응책 절실
해양환경을 27년간 꾸준하게 연구한 이승호<사진> 한국종합환경연구소 대표는 “이상기후로 인해 어종변화가 뚜렷하게 일어나고 있다”며 “해수온 상승으로 차가운 물에 서식하는 종은 감소하고, 따뜻한 물에 서식하는 종은 북쪽으로 서식처를 옮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특히 “대표적 난류성어종인 참다랑어 어군이 동해에서 관찰되는 등 어종 변화가 급격하게 이뤄지고 있어 앞으로도 난류성 어종 증가와 명태와 같은 한류성 어종이 감소하고 수온상승이 지속된다면 10~20년 후에는 아열대성 어종들이 유입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이상기후가 동해안 어종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 최근 오징어 어군이 따뜻한 물을 따라 북상하면서 오징어 어획량은 2010년대 1만여t 에서 최근 10분의 1 수준인 1300 t 정도 어획되고 있다.
반면 난류성 어종인 방어는 주로 제주도에서 잡혔는데, 이제 동해안에서 5000t 정도 잡히는 일반적인 어종이 됐다. 난류성어종인 고등어는 1970년대 8만t 정도에서, 2000년대 초반 15만t 이상으로 증가했다.
20년이 지나 바다 수온이 올라가면서 2023년 5만t, 2024년 3만 7000t으로 해마다 어획량이 감소하고 있다. 난류성 어종인 고등어도 너무 더워진 바다를 견디지 못하고 다른 해역으로 이동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남해안의 대표 어종인 멸치는 강릉해역까지 북상했다. 특히 대표적 난류성어종인 참다랑어 어군이 동해에서 관찰되는 등 어종 변화가 급격하게 이뤄지고 있다.
- 동해안의 어류 생태계 변화가 해양 생태계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 성게는 해조류를 마구잡이로 먹어치워 바다사막화를 가속화 시키는데 성게를 먹는 한류성 어종인 돔류가 감소하면서 그 빈자리를 무절석회조류(시멘트 같은 탄산칼슘 성분의 조류)가 증가해 바다가 하얗게 보이게 된다. 이로인해 다른 생물들에게도 영향을 주면서 해조류 생육지가 없어지고 결국 어류의 서식지가 감소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 어종 변화로 인해 동해안 지역의 어업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 어종 변화는 어획량 변화, 대상종 변화, 어구변화, 작업방법, 어업시기 변화 등 어촌문화 전반에 변화를 주고 있다. 어획량은 감소하는 만큼 어종복원, 서식지 복원, 연안습지복원과 함께 잡는 어업이 아닌 기르는 어업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
- 앞으로 예상되는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대비해 장기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보는지?
△ 20년후 동해안 수온은 약 1.5~ 2도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따라서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일은 우리나라의 문제 혹은 몇 몇 나라가 나서서 될 일이 절대 아니고 전지구적인 문제다. 지구상의 모든 나라가 공조를 강화하고 긴밀하게 협력해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인 탄소배출을 줄이고 친환경에너지를 사용하여 그 변화 시기를 늦춰야 한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