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정부 시책된 경북농업 대전환…농업 미래 열길

등록일 2024-12-23 19:54 게재일 2024-12-24 19면
스크랩버튼

경북도가 전국 최초로 시도한 이모작 공동영농 모델이 2026년부터 정부시책 사업으로 추진된다. 최근 정부가 개최한 경제관계장관 회의에서 농림축산식품부는 오는 2026년부터 경북도가 추진해온 이모작 공동경영 모델을 정부 시책사업으로 추진키로 하고, 이를 전국으로 확산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를 뒷받침하고자 농지임대, 직불금, 양도소득세 등 공동영농의 제약요인으로 손꼽히던 제도상 문제도 모두 개선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모작 공동경영은 경북도가 ‘농업을 첨단산업으로’라는 슬로건으로 야심차게 추진한 농업대전환 정책이다. 2022년 각계 전문가 80여 명으로 구성한 농업대전환 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이 사업의 첫 시범 대상지로 문경 영순지구를 선정했다.

문경지구는 영농조합 법인을 중심으로 마을의 80여 농가가 110㏊를 공동 경작했다. 작목 선택과 경영은 법인이 담당하고 지주는 조합원으로 참여했다. 1년 동안 벼농사 한번만 하던 것을 하절기는 벼 대신 콩을 심고, 동절기는 양파와 감자를 심는 이모작으로 전환했다. 지난해 말 문경지구 영농법인은 농업생산성 3배, 농가소득 2배라는 놀라운 성과를 냈다. 참여농민들이 만족해 함은 물론이다.

이모작 영농은 우리나라에서는 아직은 낯선 영농 방법이다. 경북도가 줄어드는 농촌인력에 대응하고 농가소득 증대를 목표로 시도한 경북농업 대전환이 정부시책사업에 채택된 것은 성과에 대한 정부의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 사업은 성과에 따라 대한민국 농업역사의 새로운 전환점을 찍을지도 모른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이를 두고 “대한민국 농업·농촌이 가진 고질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물꼬를 연 결과”라고 평가했다.

쌀농사 위주의 우리나라는 최근 수년간 쌀 소비가 줄면서 쌀값이 폭락하고 쌀값 안정을 요구하는 농민의 목소리는 날로 커졌다. 최근 양곡법 개정안을 두고 여야가 대립하고 있는 것도 쌀생산 과잉과 폭락한 쌀값 안정에 대한 견해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경북도에서 시작한 이모작 공동영농이 국가 시책으로 전국으로 확산돼 대한민국 영농의 미래를 여는 계기가 된다면 그야말로 역사적 일이다.

노병철의 요지경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