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표 프로젝트’로 인식돼<br/>민주, 첫 시추 예산 497억원 삭감<br/>1차 탐사는 석유공사 재원 충당<br/>내년 하반기 이후 불확실성 커져<br/>첫 시추 결과가 향후 분수령 될 듯
‘비상계엄 사태’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이 본격화되면서 ‘대왕고래’가스전 개발 사업이 시작 단계부터 추진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그간 대표적 ‘윤석열표 사업’으로 인식됐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최소 수천억 원에 달할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작년 석유공사는 물리탐사 자료 분석을 통해 ‘대왕고래’를 비롯한 동해 7개 유망구조에서 최대 140억 배럴의 가스·석유가 매장돼 개발 필요성이 크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후 산업부를 통해 이 보고를 받은 윤 대통령이 지난 6월 이례적으로 긴급 대국민 브리핑을 자청해 국민적 기대감을 키우면서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윤 대통령의 직속 사업처럼 여겨지기 시작했다.
여야의 정치적 대립각이 커지는 가운데 야당은 대왕고래 사업이 1인 기업이나 마찬가지인 액트지오사의 자문을 핵심 추진 근거로 삼는 등 부실하고 불투명하게 진행됐다면서 예산 편성 협조에 응하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예산결산특별위에서 단독 처리한 내년도 예산 감액안에서 첫 시추 사업 예산 497억 원을 전액 삭감한 바 있다.
이 예산은 첫 탐사시추 비용 중의 일부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었다.
시추선 임차, 시료 분석, 보급선·헬기 임차 등을 비롯한 여러 용역 계약이 체결돼 비용이 계속 발생 중인 상태로 내년 상반기까지 약 1000억 원이 들어갈 예정이다.
정부는 당초 절반인 약 500억 원은 정부의 예산 지원으로, 나머지 절반은 석유공사의 자체 재원으로 조달하게 하려던 계획이었다.
전액 예산 삭감이 확정되면 자본잠식 상태로 재무 여건이 열악한 석유공사가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전액 비용을 자체 부담할 수밖에 없다.
박성택 산업부 1차관은 3일 브리핑에서 “석유공사의 재무 상황이 매우 어렵지만 자체적으로 조달 방안을 마련할 수밖에 없다”며 “여러 난관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1차 탐사시추까지는 어떻게든 석유공사의 자체 재원 부담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 하반기 이후로 예상된 추가 탐사시추 추진의 불확실성은 커진 상황이다.
당초 정부와 석유공사는 약 20%의 성공률을 고려했을 때 향후 5년간 최소 5개의 시추공을 뚫어야 할 것으로 봤다. 시추공 하나를 뚫는 데에는 1000억 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간다.
그렇지만 대통령 탄핵과 임기 단축 가능성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내년 하반기 이후 윤석열 정부의 대표적 국정 과제로 여겨지는 대왕고래 가스전 개발이 동력을 이어가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아울러 1차 탐사시추 이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 외자 유치도 국내 정치 불확실성으로 진행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정부 관계자는 “가스전 개발의 성공 가능성을 전방위로 파악해 보려고 해외 투자를 유치하려는 것인데 그것에는 조금 타격이 있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 안팎에서는 1차 시추 결과가 향후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지속의 결정적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1차 탐사시추에서 얼마나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느냐에 (향후 동력이) 연계돼 있다”며 “실제 성공해 가스 생산을 하게 돼도 본격적 생산에 들어가는 시점은 2030년 이후로 성공의 혜택은 후대가 누리게 된다”고 말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