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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저가공세에 트럼프까지… 철강 위기감 고조

단정민기자
등록일 2024-12-03 20:04 게재일 2024-12-04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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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판 수입량 2년새 2배이상 급증<br/>포스코·현대제철 일부 폐쇄 충격<br/>정부 中 철강재 반덤핑 조사 착수<br/>美 보편관세 도입 때 쿼터 조정<br/>대미수출 타격 불확실성 확대

중국산 저가 철강재의 공세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정책 강화 우려가 한국 철강 산업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7월과 9월 포항1제강공장과 포항 PosMC(포스엠씨)의 가동을 멈췄으며, 지난달에는 포항1선재공장 생산마저 중단했다. 현대제철 역시 포항2공장의 가동 중단을 결정하고 노조와 협의 중이다. 한국 철강 산업을 이끄는 두 거대 기업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각각 2.9%, 0.92%로 급락하며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9월 조강(쇳물) 생산량은 4764만t으로 201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공장 가동률 역시 포스코는 85%, 현대제철은 84%로 최근 3년간 가장 낮았다. 올해 3분기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철강 부문 영업이익은 각각 40%, 77% 감소했다.

업계는 중국산 철강재 유입이 이러한 상황을 초래한 주된 원인이라고 본다. 중국산 후판(두께 6㎜ 이상의 강판) 수입 물량은 2021년 47만t에서 2022년 131만t으로 두 배 이상 늘었고 올해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선재(가늘고 긴 철강재) 수입량도 2020년 55만t에서 2022년 약 91만t으로 급증했다.

중국발 공급 과잉에 대응하기 위해 포스코는 2015년부터 고강도 후판 GS400을 개발해 내수와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려 했으나 중국산 저가 공세를 차단하는 데는 실패했다. 결국 국내 철강사들은 정부에 중국산 철강재에 대한 반덤핑 조치를 요구하며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중국산 후판에 대한 반덤핑 제소를 단독으로 추진했으며 산업통상자원부도 이를 받아들여 조사를 진행 중이다.

철강업계는 중국산 열연강판에 대한 반덤핑 제소를 검토 중이지만 저가 열연을 활용하는 국내 압연·강관 업체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2기 정부의 출범은 한국 철강 산업에 불확실성이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이 지난 11월 24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보편 관세를 도입하고 대미 수출 쿼터를 축소할 경우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중국산 제품이 멕시코와 베트남을 우회 경로로 사용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미국이 해당 국가들의 무역장벽을 강화할 경우 포스코멕시코와 포스코베트남 역시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보고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에너지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화석연료 생산을 확대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석유가스 채굴 및 액화천연가스(LNG) 시장에서 고부가가치 특수강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주요 국가들처럼 안전에 대한 규제 수준을 높이고 환경을 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 모니터링을 하는 등 (중국산 철강) 수출을 억제하는 다양한 비관세 장벽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며 “저가 공세에 대해서도 세계무역기구(WTO)에 준하는 수준에 맞춰 적극 목소리를 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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