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삼시세끼
바다를 잡수신다
아픈 무릎이
수평선에 닿는다
지평선 그 먼 이야기, 씨부럴
밀물 썰물의 격차가 별로 없는
구룡포 바다, 그 삶이 그러했다
여여(如如)했다고, 다행이었다고,
어머니, 파도처럼 쿨럭이다
가래침 냅다 뱉고는
구름의 결을 이마 짚듯
세상 밖으로 물러나신다
바람 설깃 하면
버릇처럼 늘 문을 연다
문짝 썩어도
지도리의 버티는 힘
철썩이는 마음이
서울에 가닿았으면 좋으련만
추워 문을 닫아도
마음을 닫지 못한다
펄럭이는 바다,
젊은 날의 휘장(徽章)이라고 말하려다
휑하니 코 풀고 짠물에 손 헹구는
구룡포 바다.
지도리는 경첩으로, 돌쩌귀, 문장부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로 문을 지탱하는 도구다. 사람이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연결이 없으면 완성되지 않는다. 소통이 문제가 아니다. 너는 무엇과 연결되어 있는가? /이우근
이우근 포항고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문학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해 시집으로 ‘개떡 같아도 찰떡처럼’, ‘빛 바른 외곽’이 있다.
박계현 포항고와 경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10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초대전, 기획전,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