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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보호무역주의, 대구·경북 수출에 악영향 우려”

단정민기자
등록일 2024-11-12 20:04 게재일 2024-11-13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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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과 지역 경제 파장 / 트럼프 2기 대구·경북 경제 해법, 전문가 4인의 제언<br/>철강·자동차 부품·반도체 등<br/>지역 주요 수출품목 위협 가능성<br/>기술개발투자·공급망 확대 절실
곽동철 경북대학교 경제통상학부 교수, 권상욱 경북대학교 경제통상학부 교수, 조규봉 한동대학교 경영경제학부 교수, 김현웅 한국은행 대구경북 기획금융팀 과장

트럼프 후보가 제47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한국경제는 물론 대구·경북 지역 경제에 파란이 예상된다. 대구 경북 지역의 경제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정책과 자국 우선 경제 기조가 철강, 자동차 부품, 반도체 등 주요 수출 품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하고 있다. 트럼프 시대에 맞선 우리 지역 기업들의 생존전략을 전문가들에게 들어봤다.

◇조규봉 한동대 경영경제학부 교수

“철강 제조업에 대해 관세 상향 조정 확실해 보여”

과거 대통령 시절 트럼프는 국가 안보와 자국의 제조업 부흥을 위해 철강과 알루미늄을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며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에 대해 자국의 이익을 증대하는 방향으로 재협상을 추진했다. 이러한 정책 방향은 다음 대통령 재임 기간에도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제조업의 핵심 분야인 금속 철강 제조업에 대해서는 관세 상향 조정이 확실해 보인다. 이는 철강 제품이나 자동차 부품 등의 대미 수출을 상당히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될 것이다. 다만, 자국 우선 경제 정책으로 인한 환율 변화가 해당 산업에 미칠 영향은 현재로서는 불확실해 보인다. 트럼프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 정책을 공공연히 비판해 온 바 정책금리 인하 압박을 계속하겠지만 그러한 압박이 실제 통화 정책에 반영될지 미지수다. 오히려 자국 우선 재정 정책의 결과로 달러화 가치가 더 상승한다면 관세 부과와 원·달러 환율 상승의 효과가 일부 상쇄돼 철강 제품 등의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도 있다.

◇권상욱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수출, 수입 비중 큰 기업 환리스크에 만전 기해야”

트럼프 당선으로 원·달러 환율이 많이 오르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트럼프 행정부가 기존 바이든 정부 정책을 철회 또는 반하는 정책을 취할 것이라는 불확실성 때문에 안전자산을 선호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출업체는 환율 헤징을 위해 선물 또는 선물환을 이용해 외환 리스크를 줄여야 할 것이다. 수출 및 수입 비중이 큰 기업들은 외환관리 인력을 비치해 환리스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곽동철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한미 FTA 현재와 같이 유지될 수 있도록 설득해야”

수입철강에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미국의 232조 조치로 철강 수입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한국산 철강에 대해 수입 쿼터를 부과하고 있으며, 트럼프 2기에서는 철강 수입 규제가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중국산 전자 부품에 고율 관세가 부과된다면 한국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중국산 중간재를 사용한 제품은 미국의 수입 규제 대상이 될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트럼프가 내연기관 자동차 수입을 제한하고 미국 내 생산을 촉진할 가능성도 크다. 북미자유무역협정(USMCA)에도 불구하고 멕시코 생산 차량에 관세가 부과되거나 한국산 자동차 부품에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현지 공장에 부품을 수출하는 대구·경북 지역 자동차 부품 업체들에 타격을 줄 수 있다. 트럼프가 자국 보호를 위해 보호무역 정책을 강화할 경우 한국 정부가 한미 FTA 혜택 유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설득할 필요가 있다. 한미 FTA가 현재와 같이 유지돼 우리 기업이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미국 현지에 투자해 미국 내 생산시설을 늘리거나 수입 제한 조치의 품목예외 등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김현웅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기획금융팀 과장

“이차전지·반도체… 대미 의존도 줄이고 다변화해야”

트럼프의 관세 및 수출제한 조치가 강화될 경우 대구·경북 지역 이차전지 및 반도체 제품 제조업체들이 미국과 중국 간 갈등 속에서 직면할 리스크가 커질 것이다. 대구·경북 지역 기업들은 미국과 중국 시장의 공급망을 이원화하고 기술 개발에 투자를 강화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우리 기업이 미국 시장을 포기할 수는 없다. 가격 경쟁력이 아닌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해야 하며, 현지 투자도 꾸준히 진행해야 한다. FTA 협상을 통해 중동과 동남아 지역의 수출 비중을 높여야 한다. EU, 중국, 인도와 같은 다른 주요 시장으로 공급망을 다변화해야 한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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