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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획량 줄어 ‘대게 맛보기’ 갈수록 어렵다

이시라 기자
등록일 2024-11-05 20:13 게재일 2024-11-0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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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획·불법포획·기상이변 겹쳐<br/>3년 전보다 반 토막 수준 ‘씁쓸’

경북동해안의 최고 특산물인 대게 맛보기가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제철 맞은 대게를 찾는 수요는 늘고 있으나 어획량이 계속 줄고 있어서다.

<관련기사 3면>

지난 2일 찾아간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구룡포수협 공판장. 지난 6월부터 시작된 금어기가 10월말로 끝나면서 출어했던 어선이 잡아 온 대게 경매가 이뤄졌다. 2024년 첫 대게 경매로, 상인과 손님들은 제철 맞은 대게를 보며 가격을 놓고 흥정을 벌였다. 특히 상인들은 살이 꽉 찬 최고의 대게를 차지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며 그들만의 겨울 한 철 리그를 시작했다.

이날 첫 조업에 나선 대게 어선은 모두 3척, 위판된 대게는 2400마리였다.

마리당 최고가는 1만5100원. 작은 대게는 6000∼7000원대에 거래됐다. 이날 총 위판액은 2000여만원. 배 한척 당 700만원을 밑돌았다. 일단은 기름 값도 안되는 수입이라 선주와 선원들의 실망감이 역력했다.

구룡포수협에 따르면 2일부터 5일까지의 대게 총 위판량은 1만4000마리.

위판금액은 1억2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위판장에서 만난 어민들은 ‘아직은 시작 단계이지만 그래도 기대치보다도 더 이하’라고 말했다. 한 선주는 “인건비와 자재 등 올 들어 안 오른 것이 없는데 어획은 어떨지 벌써부터 걱정된다”며 공판장을 떠났다.

구룡포수협 등 경북 동해안 수협과 어민들에 의하면 해마다 대게의 수가 급감하고 있다. 올해도 시황은 그리 밝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구룡포 수협 한 경매인은 “대게의 어획량이 2021년부터 매년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면서 3년 전과 비교하면 지금 거의 반 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는데 올해 더 감소하면 다 망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어업인은 “대게의 경우 1년 만에 크는 것이 아니라 2~3년이 지나야 성어가 될 수 있다”면서 “성어 주기가 되기 전에 대게를 남획하거나, 기상이변으로 인한 고수온도 대게 어획량 감소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면서 어민들로서는 상황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어 안타깝고 씁쓸하다고 말했다.

경북 동해안에서 잡히는 대게는 전국 생산량의 80∼90%를 차지할 정도의 ‘효자 어종’으로, 10년 전만 해도 연간 4000t 이상 잡히면서 역내 업소 판매와 관광 등 부가소득을 합치면 연간 1000억 대가 넘어가는 수익을 창출해 왔다.

그러나 현재는 내리막길이다. 무분별한 남획과 불법포획에다 기상이변까지 겹쳐 더 이상 과거의 영광은 찾기 어려워졌다. 올해도 1월∼5월 경북도내 대게 어획량은 720t으로 전년 동기 823t보다 12.5%p 감소했다. 어획되는 대게 중 비교적 고가에 판매되는 상(上)품도 점차 고갈 상태여서 어민들을 더욱 옥죄고 있다. 실제로 5일 기준 구룡포수협 위판장에 오른 박달대게는 단 1마리에 그쳐 어민들은 물론 상인들을 실망케 했다.

구룡포 수협 관계자는“어족 자원이 계속 줄어드는 상황이라 자원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당국을 비롯 어민들이 함께 진지하게 고민해 볼 시점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시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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