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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개월

등록일 2024-10-30 18:37 게재일 2024-10-31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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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계현 作
박계현 作

바다는,

풍경일 때는 다정하다

노동일 때는 거칠고 야속하다

아무도 해답을 제시하지 못한다

그 바다에 기대어

일생을 쌓아가는 것은

눈 내리는 겨울바다를

지켜보는 것과 같다

그 무엇도

쌓을 수도 쟁여 넣을 수도 없다

삶은 정립(定立)되는 것이 아니다

몰개월 짠한 바다는

허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허무를 실천하는 것이다.

예수가 성령으로 잉태했다면 그 남편인 목수 그 양반은 조금 억울했을 것이다. 부처가 옆구리로 태어났다면 그 어머니의 그것의 역할은 오줌 누는 것에 불과했을 것이다. 나는 예수와 부처를 좋아하지만 이후의 사람들의 행태에 대해서는 조금도 동의하지 않는다. 그들의 죽음으로 그들의 서사(敍事)는 막을 내려야 했다. 아니면 그 뜻을 살뜰히 실천하든지. 나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자식으로 태어났다. /이우근

이우근 시인, 박계현 화백
이우근 시인, 박계현 화백

이우근 포항고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문학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해 시집으로 ‘개떡 같아도 찰떡처럼’, ‘빛 바른 외곽’이 있다.

박계현 포항고와 경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10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초대전, 기획전,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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