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숨과 날숨을 나란히 교차시키는
자맥질을 통해
수평을 지향하는 강물의 긴 여정을
지켜 보았네
갈숲과 언덕들이
무던히 응원해 주었네
고마운 나날들
윤슬이라고 했나
우리는 반짝이고 빛났다
그렇게 부서지고 무너지는 것을
동시에 경험하면서
먼 길이 먼 길이 아니었네
맑은 종아리 튼튼해지며
바다로 가네
돌아오지 않을 거야
잠시 머뭇거려도 멈춤은 없었지
참 기특했어, 장점이었지
바람과 구름이 협박하면서도
또 힘이 되었지
대체로 조화로웠지
기술이 아니라 기교였지
차선이 최선이었어
지금 의미 없어도 그것이 화석이 되면
언젠가 발굴이 될까
의미 없음이 최고의 효율이야
아득한 가능과 희망, 그것이 없다면
우리는 이미 강물이 아니야.
오직 나아가는 것만이 최선은 아니지만 우리는 이미 시간에 의해 나아가고 있다. 거기에 얼마만큼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능동적 삶이라면 더욱 좋겠다. 성과는 염두에 두지 말아야 한다. 최선이면 된다. 성공과 능력을 지껄이는 자들은 무시해도 좋다. /이우근
이우근 포항고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문학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해 시집으로 ‘개떡 같아도 찰떡처럼’, ‘빛 바른 외곽’이 있다.
박계현 포항고와 경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10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초대전, 기획전,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