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보라
형산강이 문명을 꽃피웠다는
나일 강, 유프라테스 강보다
못 하겠는가
다만 길이가 좀 짧을 뿐
밥벌이를 해결하고
현실을 상징하고
부국의 밑받침이 되었지
그리고 말없이 흐르지
각(角)이 없는 강
가없는 강
한없는 강.
해도동에 큰집과 외갓집이 있었던 나는 여름방학 내내 형산강에서 자맥질을 하면서 놀았다. 그때의 한 살 많고 한 살 적은 형과 동생은 벌써 죽었다. 사람이 떠나고 변하지 강은 눈꼽만큼도 변하지 않고 언제나 그 모습으로 흐르고 있다. 장엄한 일이다. /이우근
이우근 포항고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문학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해 시집으로 ‘개떡 같아도 찰떡처럼’, ‘빛 바른 외곽’이 있다.
박계현 포항고와 경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10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초대전, 기획전,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