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개관 건립 절차 본격화<br/>1년간 유물조사 용역 보고서 공개<br/>삼국~통일신라시대 48%로 최다
현존 최고(最古)의 신라 비석인 포항 중성리 신라비(국보 제318호)를 비롯해 냉수리 신라비(국보 제264호) 등 포항 지역의 3만여 점 매장 문화유산을 한자리에 모을 포항시립박물관 건립이 본궤도에 올랐다.
경북 동남권 유일의 유물 전시시설이자 환동해 대표 역사문화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포항시립박물관 건립 절차가 본격화하면서 2027년 개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포항시는 포항시립박물관 건립을 위한 유물조사에 대한 용역 결과를 공고했다고 4일 밝혔다. 시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7월까지 1년여에 걸쳐 포항시립박물관 건립을 위한 유물조사 용역을 진행했다. <관련 기사 14면>
포항시립박물관은 남구 동해면 호미로 3012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 내 건립부지에 총사업비 460억 원이 투입돼 연면적 8240㎡ 규모로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지어진다. 개관 예상 시기는 2027년 11월로, 올해 행정안전부 지방재정 투자 심사, 건축 설계 공모가 진행될 예정이다.
포항시립박물관 건립이 본격화하면서 전시 콘텐츠에 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시는 올해 중 시민 홍보를 통해 유물 공개 기증을 공고하고 개관까지 유물을 확보한다. 수집 분야는 해양 역사·민속·예술·산업 등의 분야다.
(재)한빛문화유산연구원이 공개한 ‘포항시립박물관 건립을 위한 유물조사 용역 보고서’를 보면, 전국 기관 및 단체, 개인을 대상으로 온라인 및 현장조사를 통해 매장 문화유산 3만362점과 역사·민속유물 1324건을 확인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매장 문화유산 중 토기, 무구, 장신구 등 삼국~통일신라시대 유물이 약 48%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대부분 자료는 국립경주박물관과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돼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역사·민속유물 중 조선 시대 고문서, 고서 등도 약 37%의 비율을 나타냈다. 이들 유물의 경우 한국국학진흥원이 문중 기탁 등에 의해 다수의 자료를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포항의 수계(하천) 주변과 해안으로 이어지는 구릉의 말단부 지역에 분포하고 있는 청동기 시대 유적에서 어망추가 다수 출토되고 있어 당시의 어로 활동 규모를 예측하는 자료로 활용이 가능하다. 아울러 초기 철기시대의 철기 문화도 발달해 철부, 철검이 확인됐으며 삼국시대에는 판갑, 마갑, 환두대도 등이 부장돼 있는 고분이 축조되는 것으로 보아 당시 포항 지역 지배 세력의 위세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이밖에 신라 시대 왕실사원 법광사지에서 발굴된 3000여 점의 유물 중 통일신라 시대 금당지 양식과 4m 규모의 대형 석조불상, 다양하고 화려한 금동 장식품 등을 통해 신라의 중심지였던 포항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 금동투조판과 마제석검 등 그 외 발굴 유물도 함께 전시될 예정이다.
한빛문화유산연구원은 “그간 포항에 공립 박물관이 없었기 때문에 포항시의 문화유산은 국·공립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거나, 개인소장 및 사립기관에 분포되어 있어서 현황 파악과 정리가 필요하다”면서 “해당 용역은 포항시 관련 유물 전수조사를 통해 현황과 소장처 등을 파악해 향후 포항시립박물관 전시 자료 수집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기초자료를 구축하는 게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정혜숙 포항시 문화예술과장은 “타지역 발굴기관 및 국립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포항시 출토 유물은 ‘국가귀속문화재 보관관리 위임기관’ 지정 등 이관받는 절차를 진행하고 그간 반출되거나 소재 파악이 어려웠던 유물도 현황을 파악해 건립될 포항시립박물관의 기초 전시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벍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