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출신 박언휘 대구박언휘내과원장이 경찰청과 조선일보사가 공동 주관하는 제58회 청룡봉사상 인(仁)상수상자로 선정 됐다.
끊임없는 의료무료봉사, 장애인 등 사회 소외 약자들을 위한 지원을 통해 세상을 밝히고 고향사랑 실천을 통해 나눔을 함께 한 부분이 높이 평가받았다.
박 원장은 지난 1996년부터 지난 28년 동안 울릉도, 독도를 비롯해 소록도 등 도서 산간 지역과 베트남, 필리핀 등 국외 의료 사각지대에서 1만5000명 넘는 환자를 무료로 돌봤다.
2004년부터는 대구·경북지역 어르신들을 위해 매년 1억 원~1억 5천만 상당의 독감 백신도 기부하고 있다. 지금까지 기부한 독감 백신은 금액으로 따지면 30여억원에 가깝다.
박 원장은 2016년에는 1억 원 이상 개인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Honor Society)’에 가입했으며, 2012년부터는 장애인 합창단과 봉사단에 정기 후원은 물론 이들의 울릉도와 독도 방문을 도와주고 있다.
재 대구·경북 울릉향우회장에도 2018년 취임, 지금까지 봉사하고 있고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 부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자신의 삶이 봉사 그 자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늘 사회와 함께 해왔다.
박 원장은 울릉도에서 4녀 1남 중 장녀로 태어나 중학교까지 울릉도에서 살았다.
당시만 해도 울릉도는 의료 시설이 열악했던 탓에 주민들은 감기, 맹장염에 걸려도 목숨을 잃곤 했다. 포항~울릉도 간 20시간 가까이 걸리는 배를 타고 육지로 나가야만 진료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박 원장은 이런 안타까운 장면을 보고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가 의사가 되기로 한 것도 가슴 한 가운데 쌓여진 이런 부분이 영향을 크게 미쳤다.
박 원장은 울릉도에서 중학교 졸업 후 대구로 건너와 여고를 졸업한 뒤 경북대 의과대학에 진학했다. 그러나 부친의 사업 실패로 등록금을 제대로 못 낼 정도로 가정 형편이 어려웠다고 한다.
그는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고향 울릉도를 생각하며 극복해 왔다고 했다. 힘들었던 대학 때도 언젠가 돌아갈 울릉도를 떠올리며 포기하지 않았다. 아르바이트를 병행해 가면서도 열심히 공부에 매진, 결국 의학박사학위까지 받은 원동력도 울릉도로부터 나왔다고 했다.
박 원장이 처음으로 의료 봉사활동을 시작한 건 1996년 경상북도 성주 나병촌 보건소였다고 한다.
박 원장은 “당시 독일인 수녀가 나병 환자들 곁에서 온종일 돌봐주는 것을 보고 외국인도 도우는데..”라고 생각하고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이때부터 의료기관이 없는 지방 등을 누비며 진료 봉사를 했다.
시·군 보건소, 복지기관 등은 그가 시간날때마다 자주 찾는 현장이 됐고, 그곳에서 노인, 장애인들을 치료했다. 약값뿐 아니라 수술에 따른 인건비는 한 푼도 받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초까지 매달 한 번꼴로 고향인 울릉도를 찾아 무료 진료 봉사를 해왔다. 울릉도엔 내과 전문의가 없었기 때문에 내과 전문의인 박 원장이 절실히 필요하기도 했다. 그는 재대구경북향우회의료봉사단과 함께 울릉군보건의료원에서 주민들을 치료했다.
박 원장의 고향 발길은 포항에서 금요일 밤 11시50분 여객선을 타고 울릉도에 아침 7시쯤 도착, 섬에 발을 내딛자마자 진료를 시작, 일요일 밤 12시 배를 타고 다시 대구병원에 오는 강행군 일정이었으나 그는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고향에 진료갈때 몸은 무거웠지만 마음은 더 없이 가벼웠다면서 의료법 때문에 고향 의료봉사를 중단할 수 밖에 없을 때 정말 서운했었다고 했다. 그는 의료법만 아니면 계속 진료할 계획이었다면서 울릉도에 내과 전문의가 상주한다는 소식을 들을 때 너무 기뻤다고 털어놨다.
박 원장은 봉사, 기부 자금을 마련하고자 한 달에 두 번만 쉰다.
이번 청룡봉사상 인상 수상에 대해 울릉도 친구 A씨는 “남을 위해 자신의 끊임없는 봉사가 직업인 사람이다.”며“진작 받아 마땅한 훌륭한 친구”라고 말했다.
박 원장은 현재의 의료사태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그는 “의사직을 영어로 ‘Job(직업)’이라 하지 않고 ‘Calling(소명)’이라 부르는 것만 봐도, 의사는 사명감으로 봉사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정부, 의료계 모두 이권 다툼에 매몰되기 보다는, 환자를 우선 생각해봤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김두한기자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