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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발전기원 태하성하신당대제(大祭)…풍년·풍어·군민·관광객안녕 빌어

김두한 기자
등록일 2024-04-09 15:09 게재일 2024-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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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관 , 집사,  축관이 제를 올리기전 준비하고 있다./김두한 기자 
제관 , 집사,  축관이 제를 올리기전 준비하고 있다. /김두한 기자

“울릉도 수호신에게 고합니다. 울릉도 풍년·풍어·해난사고 없고 울릉군민 및 관광객의 무사 안녕과 평화, 일본의 독도영토훼손이 없는 한 해 되게 하소서.”

울릉문화원(원장 최동일)과 태하리가 주최·주관한 태하성하신당대제가 9일 개최됐다. 

울릉도 태하성하신당대제는 개척 선인들의 불굴 투지를 되새기며 향토발전의 결의를 새롭게 다지고 울릉군민의 안녕과 풍어풍년을 기원하는 제사로 매년 열리고 있다. 

제관 합동으로 절을 올리고 있다./김두한 기자
제관 합동으로 절을 올리고 있다. /김두한 기자

이날 태하성하신당대제는 울릉도 수호신 동남동녀를 모신 태하성하신당에서 초헌관 최동일 울릉문화원장, 아헌관 김재훈 울릉문화원 부원장, 종헌관 이종만 울릉군수협비상임이사가 제관으로 참여했다.

또한, 축관 이상호 울릉도 향토사연구소장, 집사 김도복 울릉문화원(도동1리 장)· 집례 안현창 울릉문화원 이사가 제사를 집행했다.  

초헌관인 최동일 울릉문화원장이 초헌례를 올리고 있다./김두한 기자 
초헌관인 최동일 울릉문화원장이 초헌례를 올리고 있다./김두한 기자

이날 행사에는 남한권 울릉군수, 공경식 의장, 남진복 도의원, 울릉군의원, 정위용 농협울릉군지부장, 정종학 울릉농협장, 오수훈 한전울릉도지점장, 이정호 울릉새마을회장 등 각급기관단체장들이 참석했다.

옛 문헌에 따라 농사일과 어업이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인 매년 음력 3월 1일(9일) 성행되는 울릉도 대제는 울릉 섬의 수호신인 성황지 남신위 및 성황지 여신위 양위(兩位)에게 제례를 올린다. 

아헌관인 김재훈 울릉문화원 부원장이 아헌례를 올리고 있다./김두한 기자 
아헌관인 김재훈 울릉문화원 부원장이 아헌례를 올리고 있다./김두한 기자

울릉문화원은 이날 행사의 제문을 통해 불굴의 개척정신 면면히 이어지게 하고 조상대대 생업터전 오징어 조업 만만년 풍요롭게 하며, 유별난 농산물로 복된 농민 만들어 달라고 기원했다.  또, 천혜의 산천경개 온전하게 지키시어 관광 손님 나날이 불어나게 해달라고 소원했다. 

종헌관인 이종만 울릉수협 비상임이사가 종헌례를 올리고 있다./ 김두한 기자 
종헌관인 이종만 울릉수협 비상임이사가 종헌례를 올리고 있다./ 김두한 기자

이어 "독도 침탈 일본 망동 끊임없이 이어지고 동해안 수온변화로 오징어의 길이 막혔고, 중국어선의 오징어 남획으로 어획량 날로 줄어드니 군민들의 한숨 뿐이다"라고 했다. 

"성하지 양신이시어 바람과 파도를 막고, 고깃배 길을 터시고,  큰 배도 작은 배도 넉넉하고 안전하게 가득 싣게 하소서. 땅에서도 풍년농사로 걱정 없게 하옵시고, 나물 찾는 산길에도 걸음걸음 살피시며 군민 뱃길, 관광길에도 시름을 덜어 주소서"라고 축원했다. 

제관이 다 함께 절을 하고 있다./ 김두한 기자 
제관이 다 함께 절을 하고 있다./ 김두한 기자

울릉도에서 어선은 물론 모든 선박을 새로 건조하거나 구입하면 태하성하신당에 반드시 제사를 지낸다. 특히 울릉도를 운항하는 여객선도 첫 취항할 때 이곳에서 제를 올린다. 

2024년 울릉도발전기원 성하신당기원제./김두한 기자 
2024년 울릉도발전기원 성하신당기원제./김두한 기자

태하성하신당은 슬픈 전설이 있다.  조선 선조 때 강원도에서 입도한 김인우 안무사(按撫使)가 태하리에 유숙하며 울릉도 내 순찰을 했다. 

김인우 일행은 순찰을 끝내고 출항하기 전날,  꿈에 동남동녀 두 사람을 남겨두고 가라는 해신의 지시를 받았다. 다음 날 떠나려고 하니 예상치 못한 풍랑이 일어 배를 띄울 수가 없었다. 며칠을 기다렸으나 풍랑은 잦아들지 않았다. 

합동 제례./김두한 기자
합동 제례./김두한 기자

김인우는 꿈을 떠올리며 동남동녀에게 태하리에 가서 두고 온 담뱃대를 가져오라고 명령했다. 태하리로 가는 남녀를 뒤로한 채 돛을 올리자 배는 순조롭게 항해할 수 있었다. 담뱃대를 가져온 두 남녀는 멀어져가는 배를 원망스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몇 년 뒤 안무사가 다시 울릉도로 들어와 순회하는데 태하리에서 두 남녀가 꼭 껴안은 형상으로 백골이 된 것을 보았다. 이에 고혼을 달래고자 사당을 지어 제사를 지낸 것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제관 외 기원하고 싶은 사람들이 제례를 올리고 있다./김두한 기자
제관 외 기원하고 싶은 사람들이 제례를 올리고 있다./김두한 기자

태하성하신당 기원제는 울릉도에서 선박을 건조하거나 취항할 때 이곳에서 제사 올리며 마음의 안정과 풍어의 희망을 찾는 등 울릉도만의 스토리가 있는 세시풍속으로 울릉도 주민들은 지역 문화재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김두한기자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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