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등 대한민국 섬의 공익적 기능이 분류됐다. 한국섬진흥원(KIDI, 원장 오동호)이 지속가능한 섬 보전·발전을 위해 섬의 공익적 기능을 분류, 정의했다.
한국섬진흥원에 따르면 ‘섬의 공익적 기능 분류에 관한 기본 연구’는 2023년 정책연구과제로 섬 정책 수립의 필요성과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추진됐다.
울릉도 등 기존 섬의 가치와 관련해 독도의 연구가 진행됐지만, 섬의 공익적 기능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분류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섬 지역은 섬만의 고유 기능인 영토적 기능과 농촌·농업, 산촌·임업, 어촌·수산업의 기능이 복합된 장소다.
복합적인 장소로서의 섬은 다원적인 기능이 있고 이 중 사회 전체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공익적인 기능이 있다. 따라서 섬의 공익적인 기능은 크게 영토적 기능, 경제적 기능, 사회적 기능, 환경적 기능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울릉도 등 섬은 먼저 영토적 기능의 섬이다. 우리나라에는 총 23개의 해양영토를 결정짓는 영해기점이 있고, 이 중 울릉도와 독도 등 20개 섬이 해당한다.
특히, 가거도, 백령도와 같은 섬은 영해기점으로서의 기능뿐 아니라 국방·안보의 거점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경제적 가치도 높다. 섬에서는 풍부한 토양과 수산, 산림자원 활용, 농작물과 수산물, 임산물을 생산하고 가공하는 등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또한, 섬의 아름다운 경관과 문화유산은 관광산업의 성장을 유도한다. 섬을 품은 바다, 갯벌, 산림에는 해양에너지와 바이오매스 에너지, 풍력 에너지 등 다양한 재생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
사회적 기능으로 섬은 섬 주민의 삶의 터전인 동시에 지역 균형발전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섬은 육지와 바다로 분리된 특성으로 육지와는 다른 독특한 문화와 전통, 언어, 종교, 유산을 형성한다.
섬의 독특한 생태계와 문화·역사는 과학, 생태학, 문화학 등 연구와 교육의 장소이며 섬의 고요한 환경은 주민과 관광객에게 휴식과 여가 활동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환경적 기능으로 농지, 산림, 갯벌, 바다 등 자연환경은 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도록 영양분을 순환시키고 토양을 지지하는 기능을 한다. 육지와 단절된 섬의 환경은 희귀동식물·특산동식물 서식 등 생물 다양성을 유지하는 기능도 있다.
한국섬진흥원은 섬의 공익적 기능 제고를 위한 정책은 기능에 따라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국내 3천 400여 개 유·무인 섬의 모든 기능을 높이는 정책 수립은 현실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급하게 개선해야 할 기능과 점진적으로 강화, 개선해야 하는 기능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섬의 기능별로 정책을 선택과 집중하게 되면 제한된 정부의 인력과 예산을 효과적으로 투자하는 전략적 접근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오동호 한국섬진흥원장은 “섬의 공익적 기능 제고 정책 수립의 시작점은 영역별 기능의 자원 조사이고 기본 요건”이라며 “섬 자원 조사에 근거한 정책이 수립될 때, 체계적이고 지속 가능하게 섬이 보존되고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섬의 공익적 기능 분류에 관한 기본 연구’는 한국섬진흥원 2023년도 우수 연구과제다. 이 연구는 신미영 부연구위원이 책임자로, 전혜란 연구원이 공동연구자로 참여했다.
/김두한기자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