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대통령 최초로 추도식 참석<br/>尹 대통령“세계 정상들에 박정희 공부하면 압축 성장” 덕담<br/>朴 전 대통령 “정부·국민이 여러 어려움을 잘 극복할것” 화답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중동 순방에서 돌아오자마자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제44주기 추도식에 참석,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났다. 민족중흥회 주관으로 1980년부터 매년 개최된 추도식에 현직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의 만남은 지난해 5월 윤 대통령 취임식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이날 추도식에는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를 비롯해 인요한 혁신위원장 등 여권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총선을 6개월도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서 이뤄진 박 전 대통령과 여권 인사들 만남에 정치권 관심도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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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추도사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은 ‘하면 된다’는 기치로 국민을 하나로 모아 산업화를 강력히 추진했다. ‘한강의 기적’이라는 세계사적 위업을 이뤄냈다”며 “지금 우리는 박정희 대통령이 일궈 놓은 철강, 발전, 조선, 석유화학, 자동차, 반도체, 방위 산업으로 그간 번영을 누려왔다. 이 산업화는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의 튼튼한 기반이 됐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저는 취임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 92개국 정상을 만나 경제협력을 논의했다”며 “박정희 대통령이 이룬 압축성장을 모두 부러워하고, 위대한 지도자의 결단에 경의를 표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아울러 정상들에게 “박정희 대통령을 공부하라, 그러면 귀국의 압축 성장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는 후일담도 전했다.
윤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우리 국민에 자신감과 자부심을 불어넣어 줬다”며 “웅크리고 있는 우리 국민의 잠재력을 끄집어내서 위대한 국민으로 단합시켰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랑스러운 지도자를 추모하는 이 뜻깊은 자리에 영애인 박근혜 전 대통령과 유가족들에게 자녀로서 그동안 겪은 슬픔에 대해 심심한 위로 말씀을 드린다”는 인사로 추도사를 마무리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아버지께서 떠나신 지 44년이 지났다”며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저는 아직도 아버지께서 곁에 계신 것만 같다”고 했다. 그는 이어 “지금 우리 앞에는 여러 어려움이 놓여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는 우리 정부와 국민께서 잘 극복해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아버지의 꿈이자 저의 꿈, 오늘 이곳을 찾아주신 여러분들의 꿈은 모두 같을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이 서로에 대한 이해와 존중으로 힘을 모아 우리와 미래 세대가 번영과 행복을 누리는 그것”이라고 국민통합을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은 참석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면서 “특히 오늘 해외 순방에서 돌아오자마자 곧바로 추도식에 참석해준 윤 대통령께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공식 식순이 끝난 후 박 전 대통령과 함께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
대통령실은 박 전 대통령이 선친 추도식에 참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오래전부터 윤 대통령의 참석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여권에서 ‘보수 대통합’ 필요성을 적극 띄우는 가운데 이뤄진 만남이라는 점에서 더더욱 주목을 받았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