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의 쓰나미로 후쿠시마 원전이 침수되는 사고가 났다. 원전건물 4채와 격납용기가 손상되어 근해일대가 방사능 오염이 되었다. 그런 천재지변이 아닌 경우 원전에서는 오염수가 발생하면 ALPS(다핵종제거설비) 등의 처리과정을 거쳐 세슘, 스트론튬, 플루토늄 같은 방사성 물질을 배출 제한치 이내로 걸러낸다. 이때 걸러지지 않은 삼중수소에 대해서도 국제사회가 방류기준을 정해놓고 있다. 방사능을 측정하는 단위를 베크렐(㏃)이라 하는데,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는 리터당 1만 베크렐을 방류 상한 기준으로 삼는다.
일본 환경성은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 방류 후 주변 바닷물을 조사한 결과,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방류 다음 날인 지난 25일 오전 후쿠시마 원전으로부터 40㎞ 이내 11개 지점에서 바닷물을 채취해 삼중수소 농도를 측정한 결과 모든 지점에서 검출 하한치인 리터당 7∼8 베크렐을 밑돈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모든 지점에서 삼중수소 농도가 검출할 수 있는 하한치를 밑돌아 인간이나 환경에 영향이 없음을 확인했다”는 것이 일본 환경성의 발표다. 그와 별도로 진행된 도쿄전력과 일본 수산청, IAEA의 조사에서도 모두 삼중수소가 기준치 이하를 나타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당대표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에 정치적 사활을 걸었다. 온갖 험악한 괴담으로 국민들의 불안심리를 부추기는데 진력했다. 12년 전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오염수가 무방비로 바다에 유입되었을 때도 별 이상이 없었는데, 처리와 희석과정을 거치고 IAEA가 철저히 검증까지 한다면 전혀 우려할 일이 아닌 줄을 저들은 정말 모르는 것일까? 아마도 그들에게 그런 과학적 사실 따위는 처음부터 관심 밖이었을 것이다.
광우병이나 사드전자파 괴담 때도 그랬지만,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괴담에 혈안이 되어 있는 야당과 좌파들을 보노라면 ‘인간의 얼굴을 한 야만’이란 말이 떠오른다. 겉으로는 가장 인간다운 척하고 있으나 속내는 비인간적이고 야만적이라는 말이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를 외치는 것이 수산업자들의 생계와 국민들의 건강을 위한 것처럼 포장을 하지만 내막은 그와 정반대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안다. 오히려 그들이 노리는 것은 수산업자들이 폭망하고 국민들의 불안감이 비등해서 나라가 혼란에 빠지는 것이다. 그래야 저들이 저지른 비리가 묻히고, 당대표의 태산 같은 사법리스크도 희석되고 정부여당이 곤경에 처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 여세를 휘몰아 내년 총선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을 거라는 계산인 것이다.
그들은 결코 방사능물질이 기준치 이하로 검출되기를 원하지 않았을 것이다. 기준치를 넘어서 나라가 혼란에 빠져야 윤석열 정권을 뒤엎을 빌미가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광우병파동 때와는 달리 민심이 잘 먹혀들지 않는 것 같다. 거듭되는 괴담에 대한 학습효과로, 민생 따윈 안중에도 없는 인면수심(人面獸心)에 더 이상 속지 않을 만큼 국민들이 현명해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