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심의 ‘당원권 정지’ 전망 우세<br/>윤리위 내부선 제명 가능성까지
수행 중 골프 논란을 빚은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 징계 심의가 26일 열린다. 이제 관심사는 홍 시장에 대한 윤리위 징계 수위가 어느 정도 되느냐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상 징계는 제명, 탈당 권유, 당원권 정지, 경고의 네 단계로 나뉜다.
홍 시장은 경북과 충청 지역에 폭우가 쏟아진 지난 15일 대구의 한 골프장에 골프를 치러 갔다. 집중호우로 큰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골프를 친 것이 논란이 되자 홍 시장은 “주말에 테니스 치면 되고 골프 치면 안 된다는 규정이 공직사회에 어디 있냐”라고 했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부적절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이후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행동과 발언’이라는 비판이 쏟아지자, 홍 시장은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수해로 상처 입은 국민과 당원 동지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뒤늦은 반성과 수해봉사 활동 등을 하며 징계 수위를 낮추기 위한 행보를 보였다.
윤리위는 26일 오후 5시 중앙당사에서 회의를 열고 홍 시장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윤리위 결과에 따라 홍 시장이 어떤 입장을 취할 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런 가운데 당내에서는 홍 시장에 대한 징계 수위를 놓고 온도차가 감지된다. 의원들 사이에서는 홍 시장 공개 사과와 수해봉사 활동 등을 고려해 징계 수위를 낮출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당원권 정지 수준에서 징계가 될 것이란 얘기다.
친윤계 한 의원은 “윤리위 판단에 맡겨야 한다”면서도 “본인이 봉사활동도 하고 있고, 그런 게 (수위를 낮추는데)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했고, 또 다른 의원은 “봉사활동이 참작 사유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예전처럼 제명까지 갈 사안은 아니지 않나”고 했다.
반면, 윤리위원들 분위기는 싸늘하다. 징계 절차 개시 직후 홍 시장이 SNS에 적은 ‘과하지욕’(跨下之辱·가랑이 밑을 기어가는 치욕) 표현을 두고 반응이 냉랭하다. 홍 시장은 이후 이 표현을 지웠지만, 일부 윤리위원은 이를 빌미로 최고 수준의 징계인 ‘제명’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한 윤리위원은 “사과문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게 하는 대목으로, 상당히 심각하게 보고 있다”면서 ‘탈당 권유’ 이상의 징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홍 시장이 이날 직접 출석할 지 여부는 미지수다. 윤리위에 출석하지 않으면 적극적인 소명이 없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지만 출석할 경우 기자들과 만나 발언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