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호 구미시장 인터뷰
김장호 구미시장은 선거 후보 시절부터 반도체 산업을 구미가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하지만 당시 김 시장의 이러한 주장에 관심을 가져주는 곳은 없었다. 김 시장이 반도체 특화단지 유치에 도전장을 냈을 때에도 대부분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었다. 반도체 완제품을 위한 특화단지가 수도권에 조성되는 것이 기정사실화처럼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김 시장도 이러한 분위기를 모르지 않았을 터. 하지만 그는 더욱 반도체 특화단지 유치에 전력투구했고, 결국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 유일하게 반도체 특화단지 유치에 성공했다. 김장호 구미시장을 만나 그동안의 반도체 특화단지 유치 성공 전략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수도권 제외 지방 유일 특화단지 유치 성공
시민 지지 더불어 윤 대통령 방문 큰 도움돼
구미5공단 2단계 업종완화 문제 정부에 요구
기회발전특구 유치 집중해 ‘구미 업그레이드’
-후보시절부터 반도체 산업을 강조했었는데 그 이유는.
△선거 후보시절부터 구미가 반도체 산업을 해야한다고 주장했었다. 2021년도에 정부는 경기도 판교에서 시작해 충남 온양, 충북 청주까지 이어지는 K-반도체 벨트를 발표했다. K-반도체 벨트는 구미까지 내려와야 함에도 충청도에서 멈췄다. 난 그 이유를 이해하지 못했다. 내 생각엔 당시 구미시가 산자부 정책동향을 사전에 파악해 구미로 연장시키는 노력을 하지 못했다. 그 점이 아쉬웠다. 더이상 구미시가 우물안 개구리가 되지 않도록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래서 반도체 벨트를 구미에까지 확장해보자는 개념으로 반도체 산업을 강조하고 있었는데, 그 사이 정부에서 첨단산업육성법으로 반도체,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3가지 분야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연히 구미시도 본격적으로 준비를 하게 된 것이다.
-반도체 특화단지 유치에 가장 큰 도움이 된 것은.
△반도체 특화단지를 유치하겠다고 했을 때 시청 공무원도 그렇고, 주위분들의 반대가 많았다. 유치에 실패하게 되면 다음 선거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말리는 분들도 계셨다. 하지만 그런것보다 구미의 산업이 지금 이대로는 안된다는 생각이 강했다. 혁신으로 산업 트랜드를 바꿔야한다. 방산혁신클러스터는 유치했으니 앞으로 반도체도 로봇도 유치해야 기업에 새로운 수요가 생기는 것이라 생각했다. 저의 이런 생각을 믿어 준 시민분들이 가장 큰 도움이 됐다. 그리고 현실적이고 실무적인 부분에서는 지난 2월 윤석열 대통령의 구미방문이 가장 큰 도움이 됐다. 당시 총리부터 장관, 실무자까지 모두 다 오셨다. 그때 구미의 현황을 제대로 이해시킬 수 있었다. 그 뒤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산자부, 과기부, 국토부, 환경부 장관과 국회 당대표, 원내대표, 위원장 등을 만났다. 구미에 반도체 산업 인프라에 대해 설명을 하니 그제서야 받아주기 시작했다. 사실 증앙정부는 구미의 산업 인프라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윤 대통령 방문으로 구미의 산업 인프라를 제대로 알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윤 대통령 구미방문이 성사되도록 물심양면으로 노력하신 구자근, 김영식 두 국회의원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특화단지 혜택이 수도권에 집중됐다는 지적이 있는데.
△사실 국내 반도체 대기업들의 투자를 위해 수도권 규제를 풀어 산업단지를 만들기 위한 것이었으니,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다. 인허가 간소화 등의 혜택은 이미 국가단지가 조성된 구미와는 거리가 멀다. 그렇다고 혜택이 없는 것도 아니다. 당장 수도권에 맞춰진 혜택들이 도드라져 보여서 그런것이고, 구미에도 많은 혜택이 있다. 앞으로 이 점을 더 부각시킬 것이고, 또하나 구미5공단 2단계에 업종완화 문제를 정부에 수도권 혜택 대신으로 요구할 생각이다.
-앞으로의 계획과 소감.
△반도체 특화단지가 구미를 업그레이드 시키는 단초가 될 것이고, 여기에 지방에 투자하는 기업과 정주여건을 지원하는 기회발전특구 유치에 성공한다면 구미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회발전특구 유치에 전력을 다할 생각이다. 아직 기회발전특구에 대한 정부의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았지만, 지방으로 오는 기업에게 다양한 혜택을 주고, 지정된 지역에는 정주여건과 인재양성을 위한 다양한 지원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첨단산업도시 구미가 반드시 유치해야한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구미는 오랜 침체로 인해 냉소적인 분위기였는데 최근 방산에 이어 반도체 특화단지 유치로 분위기가 많이 바뀐 것 같다. 시민들이 ‘이제는 뭔가 할 수 있구나’라는 자신감을 가진 것 같다. 이런 시너지가 폭발력을 가지면 구미가 더욱 앞으로 힘차게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구미/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