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 모두 발언서<br/> 전임정부 책임론 부각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주년을 하루 앞둔 9일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동시에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 발언에서 “건물과 제도를 무너뜨리는 데는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순간이다”라며 문재인 정부를 겨냥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자신에 관한 다큐멘터리에서 ‘5년간 성취가 순식간에 무너져 허망하다’고 한 발언을 인용해 전임 정부의 책임론을 부각시킨 것이다.
윤 대통령은 무너진 각 분야를 일일이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집값 급등과 시장 교란을 초래한 과거 정부의 반시장적, 비정상적 정책이 전세 사기의 토양이 됐다”며 문재인 정부 때 도입한 임대차 3법이 부동산 시장 불안정성을 촉발해 이번 사태를 초래했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그는 또 “증권합수단 해체로 상징되는 금융시장 반칙 행위 감시체계의 무력화는 이러한 가상자산 범죄와 금융 투자 사기를 활개치게 만들었다”며 “과거 정부의 검찰개혁 과정에서 마약 조직과 유통에 관한 법 집행력이 현격히 위축된 결과가 어떠했는지 국민 여러분이 모두 목격했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정부가 주도했던 검수완박(검찰의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마약 사범이 늘고, 검거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고 지적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특히 “거야 입법에 가로막혀 필요한 제도를 정비하기 어려웠던 점도 솔직히 있다”며 “무너진 시스템을 회복하고 체감할 만한 성과를 이루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추진하는 노동·연금·교육 개혁 등 국정과제가 과반 의석인 민주당에 가로막혀 번번이 좌절돼, 제대로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그대로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박형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