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동물에 공통으로 전염되는 바이러스에 인간이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인명 피해와 경제적 손실은 상상을 초월한다.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코로나19’가 종착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끝은 보이지 않는다. 대중교통의 마스크 해제 40일이 됐다. 아직도 하루 1만4천 명대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최근 다시 증가 추세를 보인다. 서방은 대유행이 끝났다며 ‘풍토병’을 선언하고 있다. 반면 우리는 감염자가 계속 발생, 국민들의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다.
여기에 ‘엠폭스(원숭이 두창)’가 덮쳤다. 엠폭스는 1958년 실험실 사육 원숭이에서 처음 발견됐다. 1970년 콩고에서 인체감염 첫 사례가 보고됐다. 2022년 유행 전까지는 서부아프리카 등 열대우림지역의 풍토병이었다.
지난해 5월 이후 유럽과 북미 등을 중심으로 환자와 발생지역이 크게 늘었다. 3월 말까지 전세계 110개 나라에 8만6천여 명의 엠폭스 확진자가 발생했다. 우리나라도 27일 현재 40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엠폭스는 피부·성접촉 등을 통해 전파된다.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급성 발열 발진성 질환으로 인수공통 전염병이다.
인수공통 전염병이란 동물과 사람 사이에 상호 전파가 가능한 전염병을 말한다. 인류를 공포에 떨게 한 ‘페스트’가 대표적이다. ‘코로나19’와 ‘사스’, ‘메르스’도 인수공통 전염병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야생동물이 숙주라는 주장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가금류와 개, 고양이 등에서도 발견됐다.
세균 질환은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다. 반면 바이러스 감염은 바이러스 스스로 변이, 치료가 어렵다. 바이러스의 특성상 치료약 개발때까지는 특별한 방법이 없어 더욱 골치다.
보통 다른 생물간에는 서로 질병을 옮기지 않는다. 하지만 변이가 가능한 바이러스에 의한 질병은 예외다. 사스나 메르스처럼 동물에게는 특별한 질병을 일으키지 않지만, 인간에겐 치명적이다. 박쥐의 바이러스가 중간숙주를 감염시키고 사람에게 옮아가 사스와 메르스처럼 전 세계를 위협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 광견병도 광견병에 걸린 가축이나 예방접종을 않은 반려동물이 사람을 물거나 할퀸 자리에 바이러스가 침입, 감염되는 대표적인 인수공통 감염병의 하나다. WHO에 따르면, 인간의 신흥 전염병의 75%가 인수공통 전염병이다.
인수공통 전염병은 인구증가, 환경 파괴, 지구온난화, 반려동물과 가축의 영향을 받는다. 서구화된 생활습관과 청결한 환경이 되레 독이 될 수 있다. 인간의 면역력을 떨어뜨려 치명적인 질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엠폭스는 위험성이 낮다고 하지만 앞으로 어떤 전염병이 인류를 위협할 지 알 수 없다. 지구촌 시대에 새로운 인수공통 전염병의 출현은 인류에 재앙이 될 수 있다.
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인간이 피할 수 없는 것이 인수공통 전염병이다. 현재의 의학 발전 속도라면 조만간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한 세상이 올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간의 오만과 이기심이 새로운 바이러스를 부르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