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공약 예산 삭감 후 갈등<br/>권기창 시장, 주민숙원사업<br/>집행 잠정중단·전수조사 지시<br/>권기익 의장, 예산통과 입장 <br/>예결위 전달 통로 막혀 ‘곤혹’
권 시장의 이 같은 지시는 그동안 소규모 주민 숙원사업비 집행을 둘러싸고 사업 결정과 업체 선정 등에 시의원들의 공공연한 개입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라는 주장이다.
특히, 권 시장이 이같은 결정을 한 배경이 지난 13~14일 ‘한밤중 예결위 시장 출석 요구’와 ‘물 산업 예산 전액 삭감’에 따른 조치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최근 안동이 한 면지역에서 면장과 시의원이 주민 숙원사업비 배분을 둘러싸고 마찰을 빚는 사건이 발생, 의회가 해당 면장을 인사조처해 줄 것을 집행부에 요청하는 등의 사건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이날 권 시장은 “숙원사업 청탁 건과 인사조치 요청 건에 대해 정확한 내용을 확인해 달라. 읍·면·동 주민숙원사업에 대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전면 집행정지하고 이전 10년치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라”며 “모든 일에 소신을 굽히지 말고 일하라. 결과에 대한 책임은 시장이 지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분석이 힘을 얻는 것은 의회 내부에서도 물 산업 예산 삭감 배경으로 최근 빚어진 면장과 시의원간 갈등과 면장에 대한 인사조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 등 개인적 감정이 일부 예결위원들에게 전달돼 작용했다는 말이 나오면서다.
당초 물 산업 관련 예산 통과를 공공연하게 얘기했던 권기익 안동시의회 의장도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권 의장은 “예결위의 시장 출석요구 사실은 물론 통상적으로 의결하기 전에 계수조정 결과를 협의해오던 관례가 생략됐다”며 “의장으로서 예산 통과 입장을 예결위에 전하고 관철시킬 통로가 막혔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같은 의원들 사이에서도 말이 나오고 있다. 한 시의원은 “부끄러워서 고개를 들수 없다. 이미 반대 입장을 가지고 시작한 예결위 활동이니까 시장이 출석해 설명했다 하더라도 전액 삭감 입장을 굽히지 않았던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안동시의회는 이번 제1회 추경에 의원 재량사업비 명목으로 읍·면당 1인 1억원씩 14개 읍·면에 28억, 10개 동사무소에 1억~2억원씩 등 40여억 원의 사업비를 편성해 통과시켰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