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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바꿔도 이용객 제자리… 포항경주공항 ‘머쓱’

전준혁기자
등록일 2023-02-26 20:03 게재일 2023-02-2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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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활성화 작년 7월 명칭 변경<br/>작년 11월 김포 운항 편수 줄어<br/>제주 노선만 간신히 명맥 유지<br/>동서노선 신설 등 활로 찾아야
공황 활성화를 위해 야심 차게 진행했던 포항경주공항 명칭 변경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항공사가 수익성을 이유로 지난해 11월 운항 편수를 축소하는 등 ‘김포 노선’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고, 그나마 ‘제주 노선’만이 명맥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KTX 및 고속버스와의 경쟁을 피한 동서노선 신설로 활로를 찾는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26일 포항시에 따르면, 현재 민간항공사가 취항하는 경북 유일 공항인 포항공항은 경부선 KTX 개통(2010년 신경주역, 2015년 포항역) 등 육상교통의 발달로 이용객이 감소하자 지난해 7월 14일 ‘포항경주공항’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그러나 명칭 변경 반년이 넘은 현 시점에도 포항경주공항 이용률은 종전과 별다른 차이가 없는 상황이다.

이용객 수 자체는 늘었으나 이는 운항 편수 확대에 따른 것일 뿐, 탑승률 자체는 유의미한 변동을 나타내고 있지 않다. 특히 김포 노선은 명칭 변경에 앞서 지난해 4월부터 운항편수를 1일 2왕복(4편)으로 늘렸으나 탑승률 저조로 결국 확대 7개월 만이자 공항 명칭 변경 4개월 만인 지난해 11월 다시 운항편수를 1일 1왕복(2편)으로 줄였다. 해당 노선의 탑승률은 대략 30∼40% 수준으로, 주말을 제외하면 상당히 저조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포 노선의 2021년 평균 탑승률은 38%, 명칭변경이 이뤄졌던 2022년 평균 탑승률은 35.2%다.

제주 노선은 그나마 나은편이다. 2021년 평균 탑승률은 48.3%였으나, 2022년 평균 탑승률은 65.0%로 나름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는 명칭 변경 효과라기보다는,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 덕분에 제주 여행이 활성화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제주 노선에서 가장 탑승률이 높았던 달은 여름 피서철인 6월에 기록한 89.3%였으며, 명칭변경이 이뤄졌던 그다음 달인 7월에 바로 66.9%로 감소했다. 늘어난 탑승률마저도 인근의 대구공항 및 울산공항의 제주노선과 비교하면 10∼15% 정도 낮은 수치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포항시가 활성화 방안을 내놓고 있으나 뾰족한 대책은 없는 실정이다. 김포 노선의 경우, 편수가 ‘많고’, 가격이 ‘싸며’, 접근성마저 ‘좋은’ KTX를 넘어서기에는 한계가 명확해서다.

이에 일각에서는 김포노선을 포기하고 동서노선을 마련해 활성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해당 노선은 KTX 등의 육상교통으로 이동하기 불편한 곳이라 경쟁력이 있다는 것. 국민의힘 김석기(경주) 국회의원도 앞서 2015년 한국공항공사 사장 재임 시, “국내 항공의 기존 남북 위주 노선에서 벗어나 여수와 광주로 가는 동서 노선을 포항공항에 국내 최초로 신설해 지역화합의 상징으로 삼을 예정”이라며 동서노선의 필요성을 적극 어필한 바 있다.

포항시는 이를 두고 고심 중이다. 동서 노선 신설을 위해선 김포 노선을 양보해야 하는데, 김포 노선이 가진 상징성과 미래 발전 가능성을 쉽사리 포기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김포 노선의 상황이 매우 좋지 않아 신규로 동서 노선 신설 등 모든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면서 “도시의 이미지 부분, 또한 향후 바이오산업 등의 활성화에 따른 물류 공항으로서의 역할 등을 고려할 때 쉽게 김포 노선을 포기할 수는 없어 최선의 방안을 찾기 위해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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