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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중구 집행부와 의회, 끝없는 갈등

김재욱 기자
등록일 2023-02-21 19:35 게재일 2023-02-2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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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욱 대구본부
김재욱 대구본부

대구 중구 집행부와 의회의 갈등이 3개월이 지났지만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발단은 예산 심의 과정에서 발생했다. 의회가 집행부에게 소명 기회도 주지 않고 관광 예산 77억 원 중 52억 원을 삭감했다. 이에 집행부가 예산결산위원회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서로 감정이 상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고소·고발로 번졌다. 지난해 12월 27일 집행부 간부가 폭언을 했다는 이유로 중구의회 소속 구의원 세명이 대구시경찰청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이어 이들은 기자회견을 갖고 공직윤리와 사회 정의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집행부 관계자가 사과하는 과정을 거쳤지만, 감정의 골은 깊어졌고 갈등은 2월 임시회까지 이어졌다. 노조까지 가세해 더욱 시끄러워졌다. 더불어 의원들 간에도 패가 갈려 갈등은 시간이 지날수록 깊어졌다.

문제는 집행부와 의회의 다툼으로 주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점이다. 중구의 이미지 타격도 만만치 않다. 전국 기초의회 중 중구의회만큼 시끄러운 곳은 없다.

현재 중구의회는 7명의 구의원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 중 김오성 의장을 포함한 4명의 의원과 여성의원 3명이 대립각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대립 결과는 임시회에서 바로 나타났다. 주민들을 위해 발의한 의원들의 조례가 통과하지 못했다. 이를 두고 ‘편 나누기’, ‘불공정’이라며 서로 감정 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의원들의 반응도 양단으로 갈린다.

한쪽은 “아예 대화 할 여지를 주지 않는다”, “좋은 대화 이후 하루가 지나면 바뀌었다”고 했고, 또 다른 쪽은 SNS 등을 통해 연일 상대편이 잘못했으며 본인들은 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심한 스트레스로 약을 섭취하는 이도 있고, 연일 한숨만 내쉬는 이도 있었다.

현재 중구의회 의원들은 서로 상대방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자기들 주장만 있다. 한쪽은 어설프게 손을 내밀었다가 지쳐가는 중이고, 또다른 한쪽은 버티면 이기는 것으로 착각하는 모양새다.

중구 주민 A씨는 “구민의 참뜻을 실현하는 게 중구의회의 슬로건으로 알고 있는데, 마치 초등학생들의 감정 싸움을 보는 것 같고 주민들은 안중에도 없는 것 처럼 느껴진다”며 “주민들을 위해 서로 양보하고 화해할 마음이 없는 의회가 어떻게 지역 현안을 합리적으로 해결하고 구민의 대의기관이 될 수 있겠나”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서로 양보하지 않으면 관계가 파탄날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 상황까지 온 마당에 누가 나서서 중재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오직 해결방법은 그들 스스로 알 것이다. /kimj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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