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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역’ ‘박정희공항’… 정치권으로 튄 개명 논쟁

박형남기자
등록일 2023-02-20 20:15 게재일 2023-02-2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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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노무현 생가역’ 되지 않아 ‘박정희 생가역’도 안돼”<br/>윤상현 “둘 다 하는 방향으로 고민해봐야 할 문제” 반박<br/>구자근·김영식 의원 “주민 다수가 개명 원해… 뜻에 따라야”<br/>김기현·홍준표 등 “TK공항 명칭, ‘박정희공항’으로 해야”

구미시가 대구권광역철도사업으로 신설되는 사곡역을 박정희 생가역으로 개명하려는 움직을 보이는 가운데 ‘박정희 생가역 찬반논쟁’이 정치권에 불붙었다.

오히려 박정희 생가역 대신 대구·경북(TK) 신공항 명칭을 ‘박정희 공항’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와 눈길을 끌었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는 “진영역이 노무현 생가역이 되지 않은 것처럼 사곡역이 박정희 생가역이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반대했는데, 윤상현 의원은 “둘 다 하는 방향으로 고민해봐야 할 문제”이라고 반박했다. 사곡역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상모동 생가에서 1.5km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9일 SNS를 통해 “KTX 정차역도 아니고 전철역에 이런 이름을 붙인다는 것은 정말 박 전 대통령을 예우하는 사람이라면 하면 안 된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 생가 인근의) 진영역이 노무현 생가역이 되지 않는 것처럼 사곡역이 박정희 생가역이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반대했다.

그는 “역 이름에 박 전 대통령 이름을 붙인다고 관광수요나 방문객이 늘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전혀 논리적이지 않다”며 “‘청도새마을휴게소’에 관광객이 오지 않는 것과 비슷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 전 대표의 주장에 대해 윤 의원은 “이는 둘 다 하면 안된다가 아니라, 둘 다 하는 방향으로 고민해봐야 할 문제”라고 반박했다.

윤 의원은 “미국 최대의 국제공항인 뉴욕 JFK국제공항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이름을 따왔고, 유럽대륙 최대 관문으로 통하는 프랑스 샤를드골 공항도 마찬가지”라며 “우리나라도 국민적 합의만 이뤄진다면 전직 대통령의 이름을 역명이나 공항명으로 남기는 일에 인색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인간은 누구에게나 공과 과가 동시에 존재한다. 그러나 과거의 인물을 역사의 균형추 위에서 바라봤을 때 과보다 공이 훨씬 많다면, 야박한 평가보다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안 되는 쪽보다는 되는 쪽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비단 정치진영을 떠나서, 우리 대한민국이 역사를 어떻게 직시하고 미래로 이어가는지와 연결된 문제라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미에 지역구를 둔 구자근(구미 갑)·김영식(구미 을) 의원도 사곡역을 ‘박정희 생가역’으로 개명하는 것에 힘을 보탰다.

구 의원은 “주민 다수가 박정희 생가역으로 역명 개정을 원하고 있는데 주민들의 뜻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고 김 의원도 “박 전 대통령 생가와 가까운 것에 있다는 특수성을 봤을 때 ‘박정희 생가역’으로 개명하는 것 맞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TK신공항 명칭을 ‘박정희 공항’으로 이름을 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지금 추진하고 있는 TK공항 명칭을 박정희 공항으로 해야 박 전 대통령 위상에 걸맞는 것 아니냐”고 했다.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도 지난 1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박 전 대통령 업적이 상당 부분 훼손당했다. 민주당 정권이 박정희 정권을 늘 홀대했다”며 “TK신공항에 의견이 통일되면 ‘박정희 공항’으로 이름을 짓겠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대선 후보 당시 TK신공항을 박정희 공항으로 이름을 짓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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